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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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서 배우자… 알차고 유익한 아이들의 겨울방학

입력 2023-02-01 20:50:02
추운 겨울에는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박물관 여행이 인기다. 롯데월드 민속박물관을 찾은 초등학생들이 겨울방학 역사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롯데월드 제공


전곡선사박물관. 한국관광공사 제공


한독의약박물관 체험 프로그램. 한국관광공사 제공


한천박물관. 한국관광공사 제공


추위로 야외 활동이 어려운 계절이다. 겨울방학을 맞은 아이들과 알차고 유익한 나들이를 하고 싶다면 박물관은 어떨까. 실내에서 지식과 체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

놀면서 배우는 롯데월드 민속박물관

롯데월드 어드벤처 3층에 위치한 민속박물관은 구석기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우리 역사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가운데 역사 학습에 첫 걸음을 뗀 어린이들부터 역사 전문가 과정까지, 초등학생들을 위한 겨울방학 맞이 특별 역사 교육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이제 막 역사에 흥미를 가지게 된 어린이들을 위한 ‘왁자지껄! 살아있는 박물관’ 프로그램을 만나볼 수 있다. 원데이 클래스로 진행되는 이번 교육에서는 역사에 대한 흥미를 높일 수 있도록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시대별 대표 유적 모형과 유물을 보며 생생한 역사 탐험을 할 수 있다.

역사에 대해 생각하는 힘을 기르고 싶은 어린이들을 위한 ‘히스토리아! 시간 탐험대’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총 5차례 심화 과정으로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구석기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역사를 전시실의 유물·유적과 영상물을 통해 함께 탐구하며 배울 수 있다. 또한 민속박물관 학예사와 함께 배운 내용을 토대로 역사논술 활동을 진행하며 중학교 한국사를 대비한 심도 있는 수업도 함께 참여할 수 있다. 두 프로그램은 오는 24일까지 유료로 운영된다.

선사시대 시간 여행, 전곡선사박물관

롱 패딩도 없던 선사시대 사람들은 추위를 어떻게 견뎠을까? 경기도 연천 전곡리 유적(사적 268호)에 위치한 전곡선사박물관에서 해답을 찾아보자. 전곡리 유적은 1978년 미군 병사 그렉 보웬이 동북아시아 최초로 아슐리안형 주먹도끼를 발견하면서 알려졌다. 전곡리 유적과 전곡선사박물관은 구석기시대 생활상을 보여주는 중요한 장소다. 유적 관람은 유료, 박물관은 무료다.

전곡선사박물관은 독특한 외관이 눈길을 끈다. 외형은 원시 생명체인 아메바와 미래 지향적인 우주선 모양이고, 스테인리스 판을 덮은 외벽은 뱀 비늘을 모티프 삼아 빛을 받으면 반짝거린다. 박물관 내부는 전시 특성에 맞게 동굴처럼 설계했다. 고고학, 선사시대, 주먹도끼처럼 먼 옛날이야기에 아이들의 관심을 끌어내기 위해 박물관은 ‘전곡 구석기나라 여권’ 등 재미난 장치를 마련했다. 여권을 발급하면(유료) 아이들이 좀 더 재미나게 박물관을 관람할 수 있다.

상설전시실에 들어서면 중앙의 메인 전시물에 시선을 빼앗긴다. 인류의 진화 과정을 보여주는 정교한 모형이 행진하듯 늘어섰다. 초기 인류 화석 중 하나인 사헬란트로푸스차덴시스(별칭 투마이)부터 학창 시절에 달달 외운 오스트랄로피테쿠스, 호모에렉투스, 호모사피엔스 등이다.

관람과 체험, 한독의약박물관

‘옛날 사람들은 병을 어떻게 치료했을까? 1920년대 치른 약제사 시험에서 수석 합격해 처음으로 합격증을 받은 인물은 누구일까? 서양에서는 사람에게 동물 피를 수혈한 때가 있었다는데 왜 그랬을까? 우리 선조들은 소화가 안 될 때 어떻게 했을까?…’

충북 음성군 한독음성공장에 자리한 국내 최초 전문 박물관이자 기업 박물관인 한독의학박물관에서는 동서양 의약 관련 유물을 관람하고 소화제를 만들어보며 이런 궁금증을 풀고 지식도 넓힐 수 있다.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고, 연령대별 맞춤 프로그램이 충실해 가족 여행 코스로 제격이다.

1964년 개관해 2015년에 새로 단장한 박물관은 1~2층에 의약 관련 보물 6점을 포함해 전 세계 의약 유물 2만여 점을 소장하고 있다. 2층 한국전시실부터 시작해 1층 국제전시실과 한독역사실, 생명갤러리, 제석홀 순으로 관람하면 훨씬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다. 바닥에 표시된 화살표를 따라 돌아보면 된다.

한천과 함께 건강한 시간, 한천박물관

한천이 뭐지? 우뭇가사리를 이용해 우무를 만들고, 우무를 건조한 것이 한천이다. 양갱이나 젤리 등에 들어가는 재료로 생각하면 쉽다. 몸에 이롭고 다이어트에도 좋은 건강식품이다. 360여년 전에 차가운 바깥에 내놓은 우무가 얼었다 녹았다 하며 바짝 마른 것을 발견했다. ‘추운 겨울날 하늘의 차가운 기운으로 만든 것’이란 뜻으로 한천(寒天)이라 했다.

경남 밀양은 한천의 본향이자 최대 생산지다. 우뭇가사리는 바다에서 나는데, 왜 한천은 밀양의 첩첩산골에서 만들까? 천혜의 조건을 갖췄기 때문이다. 밀양한천테마파크가 위치한 산내면은 재약산, 운문산, 가지산 등 1000m가 넘는 산에 둘러싸여 일교차가 커 얼었다 녹기를 반복해야 하는 한천 생산에 안성맞춤이다.

이곳에 우리나라 한천의 역사를 비롯해 생산과정과 효능 등 한천에 대해 알려주는 한천박물관이 있다. 한천을 이용한 먹거리를 직접 만들고, 음식까지 맛볼 수 있다.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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