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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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깨치자마자 교리 읽게… ‘가갸거겨’ 옆에 전도지를

입력 2022-11-16 03:05:02
1917년 제작된 ‘언문초학’ 원본(아래). 위쪽 사진은 프레더릭 S 밀러 선교사와 부인 수잔 B 도티. 청주성서신학원 제공


절반은 ‘언문초학’이다. 가갸거겨…에 이어 하햐허혀…까지 홀로 읽고 한글을 깨치도록 돕는다. 나머지 절반은 전도지다. ‘하나님이 우리를 내셨나니라. 하나님이 우리를 매우 사랑하시나니라. 하나님이 우리에게 서로 사랑하라고 하셨나니라.’ 프레더릭 S 밀러(1866~1937·민노아) 선교사가 1917년 작성해 배포한 ‘예수께서 구원하심’ 제목의 전도지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청주성서신학원(원장 김성수 목사)과 청주 상당교회(안광복 목사) 민노아 선교유산 보존계승위원회는 15일 상당교회 비전아트홀에서 ‘민노아 선교사 입국 130주년 기념 선교대회’를 개최했다. 한국 이름 민노아로 불리길 원한 밀러 선교사는 1892년 11월 15일 미국 북장로교 파송으로 조선 땅에 입국했다. 한양에서 도산 안창호 선생을 길러내는 등 교육에 힘쓰다 아직 아기였던 두 아들과 아내를 연속해서 잃고 마포 양화진에 묻은 뒤 중부권 선교를 위해 청주로 내려왔다. 이어 33년간 40여개 교회를 개척하고 선교부지인 청주 탑동 양관을 세우는 등 충북 최초의 선교사로 활동했다.

민노아 선교사는 특히 장날 전도지를 나누어 주며 복음을 전해 ‘문서 전도의 창시자’ ‘전도지의 사도’로 불린다. 유언대로 청주 땅에 묻힌 그는 찬송가 ‘예수님은 누구신가’(96장) ‘주의 말씀 듣고서’(204장) ‘맘 가난한 사람’(427장) ‘예수 영광 버리사’(451장) ‘공중 나는 새를 보라’(588장)를 작사하기도 했다.

선교대회에서 최승 대청교회 원로목사가 ‘민노아 선교사의 전도지 사역’을 발표했다. 최 목사는 “언문초학은 특별히 민 선교사가 청주지역 선교를 위해 한글을 깨치자마자 기독교 교리를 읽도록 한 것”이라며 “3만부 넘게 배포됐다”고 밝혔다. ‘기쁜 소문’ ‘믿으면 복 받고 믿지 아니하면 화를 받을 것’ ‘하나님을 섬길 것이다’ ‘불신동포에게 개과천선을 권고함’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심’ ‘무거운 짐진 자’ 등의 제목으로 수십만부의 전도지가 20년에 걸쳐 제작됐다고 밝혔다. 교회사를 전공한 최재건 박사는 ‘충청 지역 선교의 대부: 밀러의 선교활동’을, 이용민 박사는 ‘민노아 선교사의 마음’을 주제로 각각 발표를 이어갔다.

이날 밤에는 상당교회 샬롬홀에서 ‘민노아 기념 성가합창제’도 열렸다. 일신여고 노래선교단이 ‘예수님은 누구신가’를 찬양했다. 청주성서신학원 총동문회 민노아합창단, 상당교회 레베카중창단, 청북교회 바나바&루디아 중창팀 등이 합창으로 함께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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