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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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예배 365-7월 3일] 하나님의 날개 아래

입력 2022-07-03 03:05:01


찬송 : ‘주 날개 밑 내가 편안히 쉬네’ 419장(통478)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룻기 2장 8~14절


말씀 : 모압 여인 룻은 남편을 잃고 시어머니 나오미를 따라 남편의 고향 베들레헴으로 찾아옵니다. 룻은 이주민이면서 과부입니다. 룻은 끼니를 잇기 위해 보리 이삭을 주우러 나섭니다. 젊은 새댁이 일꾼들 틈에서 이삭 줍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우연히 들어선 보리밭에서 룻은 보아스를 만납니다.

보아스는 룻의 남편과는 먼 친척뻘이고, 베들레헴에서 유력한 사람이었습니다. 보아스는 룻을 눈여겨보고, 룻에게 최대한 친절을 베풉니다. 자기 밭에서 마음 놓고 이삭을 줍게 하고, 남정네들이 룻을 집적거리지 못하게 하고, 목이 마르거든 물을 마시라고 합니다.

룻기에는 보리밭에서 보아스와 룻이 대화하는 장면에 나옵니다. 룻은 보아스의 친절에 감격해 어찌하여 이방 여인에게 은혜를 베푸냐고 말하고, 보아스는 룻의 선행에 대해 좋은 소문을 많이 들었노라고 화답합니다. 그러면서 보아스는 룻을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의 날개 아래에 보호받으러 온 사람’(룻 2:12)이라고 표현합니다.

보아스가 말한 ‘하나님의 날개’는 무엇인가요. 신령한 사람들의 눈에만 보이는 하나님의 신비스러운 날개인가요. 한밤중에 찾아온 천사의 금빛 날개인가요. 룻기를 읽어 보면 보아스의 친절과 돌봄이 곧 하나님의 날개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형편이 딱한 사람을 애틋하게 바라보는 그 마음, 끼니 걱정을 하는 사람에게 따뜻한 밥 한 덩이를 건네는 마음,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사람을 찾아가서 같이 이야기를 나누는 그 마음,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날개입니다. 이방인 룻은 보아스의 날개 아래에서 보리 이삭을 줍고, 양식을 얻으면서 낯선 땅 베들레헴에 정착하게 됩니다. 이방인을 따뜻하게 품어주는 마음이 바로 하나님의 날개입니다.

언젠가 장 프랑수아 밀레 전시회가 열렸습니다. 밀레의 여러 그림 중에서 제 눈길을 사로잡은 작품이 있었습니다. 보리밭에서 일꾼들이 점심을 먹는 그림인데 문득 룻기의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제목을 살펴보니 ‘추수 중에 휴식’(Harvesters Resting)이고, ‘룻과 보아스’라는 부제가 붙어 있었습니다. 예감이 맞았습니다.

그림에서 보아스와 일꾼들은 점심때가 되어 보리밭에서 음식을 꺼내놓고 먹으려는 참입니다. 이들은 그림의 중심에 놓여 있습니다. 한편 룻은 점심도 싸 오지 못해서 밭 모퉁이에서 주린 배를 물로 채우려고 했을 것입니다. 룻은 그림의 변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때 보아스가 룻을 불러서 같이 점심을 먹자고 합니다. ‘식사할 때에 보아스가 룻에게 이르되 이리로 와서 떡을 먹으라.’(룻 2:14) 농민 화가 밀레는 이 순간을 잘 포착했습니다. ‘주변’에서 서성거리고 있는 룻을 ‘중심’으로 끌어오고 있는 보아스의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제 눈에는 그림 속에서 보아스의 날개가 언뜻 보였습니다.

기도 : 하나님, 우리에게도 하나님의 날개가 있게 하여 주십시오.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오종윤 군산 대은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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