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전체메뉴보기 검색

[가정예배 365-5월 29일] 보이지 않는 성전

입력 2022-05-29 03:05:01


찬송 : ‘내 주의 나라와’ 208장(통 246)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열왕기상 8장 27절


말씀 : 신약성경 사도행전에는 일곱 명의 집사 이야기가 나옵니다. 예루살렘 교회에서 일할 일꾼들을 세우는데 이상하게도 일곱 사람의 이름이 전부 그리스식입니다. 당시 교회는 유대 본토인들과 헬라 문화권에서 온 사람들로 구성돼 있었고 이들 사이에 갈등이 생겼습니다. 어려운 상황 가운데 있는 사람을 구제하는 일에 차별이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유대 본토인들만 지원하고 헬라 문화권 출신은 소외된 현상이었죠. 교회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헬라 문화권 일꾼을 세웠습니다.

그중 한 사람인 스데반도 맡겨진 소임에 충실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성경에는 그가 가난한 사람을 구제하는 일을 했다는 기록이 없습니다. 사도행전에는 그가 복음을 전한 것만 기록하고 있습니다.(행 7장) 그런데 이 일 때문에 스데반은 동족에게 맞아 죽게 됩니다. 무슨 이야기를 했길래 그리됐을까요?

스데반은 유대의 성전 체제를 강력하게 비판합니다. 그는 참된 성전은 하나님이 함께하시는 곳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유대의 역사를 설명하면서 광야 교회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고(행 7:38), 하나님은 솔로몬이 지은 외적인 성전에 계시는 분이 아니라고 역설합니다.(행 7:48) 이야기를 듣던 유대인들은 큰소리를 지르며 귀를 막고 스데반에게 달려들어 때리고 돌로 쳐서 죽였습니다.(행 7:57~59)

스데반이 왜 그런 주장을 했을지 생각해 봅니다. 오늘 본문 말씀은 스데반이 주장한 이유를 설명하는 강력한 근거입니다. “하나님이 참으로 땅에 거하시리이까 하늘과 하늘들의 하늘이라도 주를 용납하지 못하겠거든 하물며 내가 건축한 이 성전이오리이까.”(27절) 바로 성전 건축의 당사자 솔로몬이 한 말입니다. 그는 자신의 손으로 지은 성전뿐 아니라 하늘의 하늘이라도 하나님을 모실 수 없다고 말합니다. 하나님은 공간에 계시는 분이 아니라 그것들을 초월해 계시는 전능자라는 고백입니다.

그러나 1세기 예루살렘에서 유대 종교 지도자들은 하나님을 성전 안에 가뒀습니다. 성전 밖은 부정한 곳이고 성전 안에서만 역사하시는 분으로 하나님의 영역을 제한했습니다. 그러나 스데반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펼쳐진 복음의 시대에는 성령께서 함께하시는 모든 곳이 성전이요 교회임을 선포했습니다. 희생 제사가 드려지기 전 광야에서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과 함께하셨을 때 그곳이 교회가 됐음을 예로 들면서 말입니다.

스데반의 믿음과 사상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우리는 성령께서 함께하시는 보이지 않는 성전을 추구해야 합니다. 물론 예배 공간으로서의 교회 역시 우리 신앙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교회의 본질은 공간에 있지 않고 모인 사람들, 곧 예수를 주와 그리스도로 믿고 따르는 공동체에 있습니다. 성령의 함께하심을 구하며 보이지 않는 성전을 견고하게 세우는 믿음의 가정과 교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기도 : 하나님. 주님께서 함께하시는 곳이 성전이요 교회임을 깨닫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주님께서 피 흘려 사신 교회, 보이지 않는 믿음의 공동체를 사랑하며 살아가겠습니다. 그 공동체 사랑의 교제와 위로와 기쁨이 넘치도록 은총 내려 주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민대홍 목사(파주 서로교회)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