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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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운성 목사의 하루 묵상] 사람 뽑기에서 사람 되기로

입력 2022-05-18 03:05:01


삶의 모든 문제는 사람 문제에 기인합니다. 한 가정이 있었습니다. 남편은 돈벌이를 위해 여러 해 동안 해외 근무를 하며 생활비를 꼬박꼬박 보냈지만, 아내는 바람을 피우다 재산을 가지고 도망했습니다.

그러나 또 한 가정은 그 반대입니다. 남편은 결혼 후 한 번도 생활비를 가져오지 않았습니다. 아이가 둘이나 태어났지만 가정을 위해 하는 게 없었습니다. 짐은 고스란히 아내의 몫이었습니다. 그러나 아내는 남편을 불쌍히 여기면서 남편과 가정을 반드시 그리스도 안에서 다시 세우겠다고 다짐하며 날마다 기도하고 있습니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가져옵니까. 사람 문제입니다. 두 가정 아내들의 됨됨이가 너무 다릅니다. 모든 문제는 사람에게 있습니다. 대통령 선거에 이어 지방 선거가 다가왔습니다. 사람을 뽑는 계절입니다. 모두 좋은 사람을 뽑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정말 좋은 이들이 선출되길 간절히 원합니다.

그러나 좋은 사람을 뽑아야 한다는 것에 대해 유감스러운 부분이 있습니다. 우리는 좋은 사람을 뽑으려고만 할 뿐이지 좋은 사람이 되려고 힘쓰지는 않는 것입니다. 좋은 사람을 뽑는 것보다 중요한 건 좋은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승강기 안에서 할머니 한 분을 만났습니다. 그분은 당신 사위가 전도사라고 하면서 목사 되느라 얼마나 힘들었는지 물었습니다. 물론 목사 되기도 힘듭니다. 신학교를 졸업하고 목사 고시를 치르고 안수를 받아 목사가 됩니다. 그러나 목사 되기보다 어려운 건 사람 되기입니다. ‘사람부터 되고 나서 목사 돼라’는 옛말이 생각납니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이 돼야 하겠습니까. 사람들은 ‘엘리압형 인간’이 되고자 합니다. 엘리압은 이새의 맏아들로 다윗의 장형이었는데 잘생겼고 누가 봐도 자격을 갖춘 지도자로 보였습니다. 이스라엘 최고 지도자였던 사무엘도 엘리압에게 마음을 빼앗겼을 정도였습니다. 요즘 식으로 말하면 좋은 대학 나오고 자격증도 많고 좋은 직장에 수입이 많은 사람이라 하겠습니다. 길거리에 보면 자신을 지방 선거의 상품으로 내놓은 이들의 얼굴과 이름, 화려한 경력이 나부끼고 있습니다. 자신이 오늘의 엘리압이라 자부합니다.

그러나 엘리압처럼 못 돼 열등감을 가진 이들도 낙심하지 맙시다. 하나님께서 인정하시는 건 ‘다윗형 인간’입니다. 다윗은 여덟 형제 중 막내였고 아무 경험 없는 목동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엘리압이 아닌 다윗을 통해 골리앗을 쓰러뜨리시고 이스라엘을 구원하셨습니다. 이것은 오늘의 약자들에게 큰 위로입니다.

자신을 엘리압으로 자처했던 이들은 다윗형 인간이 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또 이제부터 다윗 같은 사람을 인정해 줘야 하겠습니다. 그러나 아직 우리 사회에서, 심지어 교회에서도 엘리압형 인간이 대접받는 게 슬픕니다. 담임목사를 모실 때도 스펙을 중시하고, 심지어 사모의 고등학교 성적표까지 요구하는 교회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좋은(?) 목사님이 왔기 때문에 부흥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그러나 나중에 실망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습니까. 그 실망이 교인에게만 국한된 것이라면 다행이겠으나 목사 자신도 함께 실망한다는 건 슬픈 일입니다. 스펙이 부흥으로 연결될 걸 기대한다면 낭패입니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점점 분명하게 깨달아지는 한 가지 진리는, 하나님이 원하시는 사람이 되면 될수록 참 성공과 행복에 가깝다는 사실입니다. 좋은 사람 뽑으려고만 하지 말고 먼저 좋은 사람이 되도록 힘써야 하겠습니다.

(영락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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