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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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한 번 고르고 다시 주님 주시는 용기로 살자”

입력 2022-01-29 03:05:03
소진영 예배인도자가 지난 20일 서울 중구 주내힘교회에서 솔로 앨범 수록곡 ‘나의 한숨을 바꾸셨네’에 담긴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석현 인턴기자




한국교회의 대표적 워십 단체 중 하나인 마커스워십은 2003년 설립된 마커스미니스트리에서 출발했습니다. 마커스미니스트리는 2005년 둘로스선교회(대표 김남국 목사)와 연합해 매주 목요일마다 예배를 드리면서 성도들이 마음껏 찬양할 수 있는 장을 만들었습니다. 또 ‘부르신 곳에서’ ‘감사함으로’ 등 다양한 워십곡들을 발표해 한국교회 예배 음악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2016년부터는 마커스워십으로 사역을 개편하고 현재 서울 성북구 맑은샘광천교회(김현중 목사)에서 목요예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마커스워십의 워십 리더 중 한 명인 소진영 예배인도자는 국내에 몇 안 되는 여성 리더로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중입니다. ‘오직 예수뿐이네’ ‘예수, 늘 함께하시네’ ‘나는 주님께 속한 자’ 등 그가 작사·작곡한 찬양은 모두 고통 속에서 하나님에 대한 소망을 잃지 않는 굳은 믿음을 노래합니다. 특히 그가 2019년 발표한 솔로 앨범에 수록된 ‘나의 한숨을 바꾸셨네’는 유튜브 조회 수가 500만뷰가 넘을 정도로 많은 이의 마음을 따뜻하게 위로하고 있습니다.

지난 20일 서울 중구 주내힘교회(김남국 목사)에서 만난 그는 이 곡에 대해 “나의 한숨이 노래가 된다고 생각했다. 이 땅에서 한숨을 쉴만한 어려운 일들이 참 많은데, 나는 한숨을 쉰다는 것이 삶을 포기하지 않는 믿음으로 느껴졌다”고 고백했습니다. 숨 고르기 한 번 하고, 눈물 한 번 흘린 뒤에 다시 주님이 주시는 용기를 얻어 인생을 살아간다는 의미입니다.

그의 인생 여정은 “끊임없는 고통의 연속이었다”고 말할 정도로 힘겨웠습니다. 2005년 24세의 나이에 만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습니다. 장기간 표적항암제를 먹으며 치료를 받았고 주기적으로 병원에 다녀야만 하는 삶이 계속됐습니다.

2010년 결혼한 후에는 출산을 위해 표적항암제를 끊었습니다. 약을 먹지 않으면 병이 재발할 확률이 60%나 됐지만 아이를 낳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습니다. 그러나 2016년 목숨을 걸고 낳은 딸이 한쪽 귀의 청력 수치에 문제가 있어 보여 한 달 뒤 재검을 받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의료진에게서 듣게 됩니다. 그는 “그 한 달은 나의 투병 생활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힘든 시간이었다”며 “다시 정상 진단을 받을 때까지 하염없이 울며 기도했다.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은 나의 슬픔과 기쁨을 통해서 내 인생의 선을 이뤄가고 계신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습니다.

“고달픈 삶에 은혜도 무뎌지고 곧 사라질 것에 내 맘 두네… 사망 가운데 놓인 나의 삶을 날 건지신 그 이름 예수”라는 가사처럼 그의 찬양에는 고난에서 우리를 구원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보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감정들을 곡으로 표현하기에, 그리고 그 경험이 우리 모두의 삶과 다르지 않기에 더 마음 깊이 와닿습니다. 그는 “기도한다고 해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상황 속에서도 내 마음이 주님과 연결돼 있다면 문제는 그대로라도 나의 마음이 평안해진다는 것을 가사를 통해 강조하고 싶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마커스워십이 코로나19로 인해 목요예배를 온라인으로 전환한 지도 2년여가 지났습니다. 지금은 청중 없이 예배 실황을 녹화해 유튜브에 올리고 있습니다. 그는 처음에는 회중 예배자 없이 예배를 인도하는 게 어색하고 어려웠지만, 전국은 물론 해외에까지 목요예배가 전달되고 많은 성도가 동참하는 것을 보면서 또 다른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느끼고 있다고 합니다. 그의 꿈은 목요예배가 끊어지지 않고 매주 하나님께 드려지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허락하시는 때까지 지금처럼 한결같이 목요예배를 지키고 싶어요. 마커스워십의 찬양을 통해 하나님 영광이 드러나고 성도들의 삶의 깊은 곳까지 회복의 역사가 있기를 소망합니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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