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며 성도들은 가정 안에서 드리는 예배의 중요성을 절감했다. 모이지 못하고 흩어져 예배를 드려야만 하는 시기에 가정예배는 신앙의 최후 보루 역할을 묵묵히 감당했다. 변종 바이러스의 공습이 맹위를 떨치는 연말, 2022년을 가정예배로 준비하며 성경 통독까지 안내하는 책들이 기독출판사 곳곳에서 출간되고 있다.
‘예수님과 동행하는 매일 가정예배’(규장)는 경기도 성남 선한목자교회(유기성 목사) 한 교구의 2년간 실제 경험을 담은 책이다. 저자는 박지훈 선한목자교회 부목사다. 감리교신학대, 감리교신학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교회 부임 후 43세 이하 청장년층 교구를 담당했는데, 성도들을 위해 무엇을 섬길까 기도하던 중 ‘가정이 천국 되게 하라’는 말씀을 들었다고 했다.
성경을 300일 분량으로 나눠 통독하면서 매일 읽었던 그 날의 말씀 중에 한 부분을 붙잡고 가족이 함께 모여 예배하며 질문을 나누고 생각을 공유하는 300편의 가정예배 안내서이다. 박 목사는 “매일 가정예배지를 만들어 공급하는 일이 힘들고 어려웠지만, 2년 동안 두 번의 성경통독과 600번의 가정예배를 드리면서 성도들의 가정에 변화가 찾아오는 것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유기성 선한목자교회 담임목사도 “한 주에 한 번 드리기도 힘들어하는데 매일 가정예배를 드리고, 매일의 가정예배지를 통해 교인들이 교회에서 모이지 못하는 영적 공백을 채우고 있음을 발견했다”면서 “예수님과 동행하는 가정을 세우게 됐다”고 말했다.
책은 가정예배를 위한 가족들의 마음가짐부터 강조한다. 매일의 가정예배가 너무도 어렵다는 것, 건너뛰고픈 시험과 유혹이 빈번하다는 것, 그래서 한 달 혹은 100일 등을 기념하는 가정예배 이벤트나 상품을 마련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가족 가운데 한 사람의 헌신이 필요하고, 혼자서라도 예배를 지키겠다는 결심이 중요하다고 전한다. 가정예배지의 질문은 가족 구성원이 솔직하게 마음을 여는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한다. 교회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부터 그리스도인으로 살아서 가정이 천국이 되게 만들자고 제안한다.
뒤이어 나온 ‘아무리 바빠도 가정예배’(규장)는 16년간 어린 자녀와 웃음과 눈물로 지켜온 백은실 사모의 가정예배 체험기다. 이형동 목사와 함께 4남매를 돌보는 백 사모는 “가정이야말로 어떤 상황에서도 예배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공동체”라며 “마음 밭에 말씀을 심는 가정예배야말로 무너진 가정을 세우고 예수님의 사랑으로 연합하는 회복의 열쇠”라고 밝혔다.
‘온 가족이 함께하는 3분 예배: 신약편’(생명의말씀사)은 가정예배를 드리며 신약 전체를 꿰뚫도록 안내한다. ‘왜 하나님은 성경을 주셨을까’란 질문에서 시작해 마태복음에서 요한계시록까지 59번의 예배를 거치며 성경이 일관된 통일성을 가지고 기록되었다는 점을 쉽게 깨닫는다. 총신대 신학과와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저자 장상태 목사는 좋은우리교회 담임목사로 사역 중이며, 앞서 ‘온 가족이 함께하는 3분 예배’ 시리즈로 구약편 교리편 등을 저술했다.
‘2022 가정예배서 하늘양식’(kmc)은 1979년부터 함께한 전통의 가정예배서다. 1인 가구의 경우 개인 묵상집으로 활용해도 손색없다. 내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의 가정예배서에 더해 설날 한가위 생일 추모예식 등에 사용할 예배 순서와 설교문이 수록돼 있다. 창세기부터 매일 성경 3~4장씩 읽고 체크하면서 1년간 전체를 통독하도록 돕는다.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목회자 180여명이 특별예배를 포함해 370편의 설교문을 기고했다. 새해 첫날을 맡은 이철 기감 감독회장은 로마서 12장 1절을 인용하며 “이성을 다해 삶을 거룩하게 드리는 영적 예배를 결심하게 하소서”라고 기도한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