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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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예배 365-10월 29일] 영혼의 소통과 육체의 타락

입력 2021-10-29 03:10:02


찬송 : ‘눈을 들어 하늘 보라’ 515장(통 256)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사사기19장 26~30절

말씀 : 성직을 맡고 있으면서도 첩을 두었던, 타락한 레위인 이야기를 이어가 보겠습니다. 레위인이 첩을 불량배들에게 넘기고 난 다음 날이었습니다. 이 여성은 포악한 무리의 손아귀에서 풀려난 뒤 레위인이 있는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사사기 19장 27절에는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그의 주인이 일찍이 일어나 집 문을 열고 떠나고자 하더니 그 여인이 집 문에 엎드러져 있고 그 두 손이 문지방에 있는 것을 보고.”

자,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습니까. 엎드려 있는 여인, 그리고 그녀의 두 손…. 레위인은 첩을 보면서 말합니다. “일어나자. 우리 떠나자.”

평범한 말인데 참 잔인하게 들리는 말이기도 합니다. 짐승 같은 불량배들에 둘러싸여 참혹한 밤을 보냈을 여인은 아마 끔찍한 일들을 당했을 겁니다. 하지만 레위인은 크게 슬퍼하지 않았습니다. 그에게 ‘마음’이라는 게 있긴 했을까요.

그런데 레위인의 첩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습니다. 싸늘하게 죽은 상태였습니다. 레위인은 분노했습니다. 그는 다시 끔찍한 일을 벌였습니다. 첩의 시체를 토막 냈고, 이스라엘의 각 지파에 이 사실을 알렸습니다. 각 지파엔 12개로 토막 낸, 훼손된 첩의 시체 일부까지 보냈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모두 크게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나님의 백성 이스라엘인이 아무리 타락했어도 시신을 이렇게 훼손한다는 건은 경악할 만한 일이었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술렁이기 시작했습니다. 이 사건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고민했습니다.

레위인의 분노도 사그라지지 않았습니다. 자신을 모욕하고 멸시한 자들을 향한 분노가 갈수록 커졌습니다. 그는 복수를 위해 이스라엘 사람들을 선동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잠시 생각해볼 지점이 있습니다. 레위인의 분노는 정당한 것일까요. 따지고 보면 레위인 역시 이 사건의 공범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불량배들에게 첩을 물건처럼 줘버린 건 레위인 자신이었으니까요. 심지어 레위인은 첩이 죽던 날 잠까지 잤습니다. 잠을 잔다는 것은 자신이 벌인 일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레위인의 사례에서 보듯 생명에 대한 존중이 없는 인간은 사람도 ‘물질’로만 취급하게 됩니다. 이런 사람한테서 공감 능력을 기대하긴 힘듭니다. 이런 사람에게 ‘관계’는 영혼 없이 몸으로만 소통하는 일입니다. 영혼이 없다는 것은 하나님과의 관계가 단절된 데서 시작합니다. 영혼을 통해 하나님과 소통할 수 없으니 육체만 남게 되고, 영혼 없는 육체는 타락하는 법입니다.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단절되고, 하나님과의 소통이 불가능해지면 누구나 타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하나님과의 관계를 복원하는 데 왕도는 없습니다. 영혼의 소중함을 알아야 합니다.

기도 : 주님, 매일 아침 예배를 드리며 주님과의 깊은 관계를 생각해보곤 합니다. 주님 안에서 나의 영혼이 안전하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이영은 목사(서울 마라나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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