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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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예배 365-8월 20일] 요나와 물고기

입력 2021-08-20 03:10:02


찬송 : ‘험한 시험 물 속에서’ 400장(통 463)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요나 1장 17절~2장 2절

말씀 : 요나가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고 배를 타고 도망을 가다가 풍랑을 만나고 요나는 바다에 던져집니다. 큰 물고기가 나타나서 요나를 삼키고, 요나는 물고기 뱃속에서 하나님께 기도를 드립니다. 요나서 2장에는 요나가 드린 기도의 내용이 나옵니다.

무슨 기도를 드렸을까요. 그건 물어보나마나지요. 당연히 살려달라는 기도를 했겠지요. 숨 막혀 죽게 생겼으니까 물고기 뱃속에서 빨리 꺼내 달라는 기도를 했겠지요. 시편에는 이런 기도가 많아요. 어려울 때 도움을 청하는 기도지요. 이런 것을 탄식시 혹은 탄원시라고 해요.

요나의 기도도 탄원시와 비슷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웬걸 전혀 달라요. 2장 2절을 볼까요. “내가 받는 고난으로 말미암아 여호와께 불러 아뢰었더니 주께서 내게 응답하셨고 내가 스올의 뱃속에서 부르짖었더니 주께서 내 음성을 들으셨나이다.” 이렇게 시작하죠. 그리고 마지막 9절에서는 “나는 감사하는 목소리로 주께 제사를 드리겠나이다”라고 끝납니다.

이것은 도움을 청하는 기도가 아니라 도움을 청했더니 응답해 주셨다고 감사하는 기도입니다. 이런 것을 시편에서는 감사시라고 해요. 요나는 탄원시가 아니고 감사시를 드리고 있어요. 좀 이상하죠. 지금 다 죽게 생겼고, 숨이 턱턱 막혀서 고통스러운데 무슨 응답을 받았다고 감사를 드리나요. 정상적으로 한다면 물고기 뱃속에서는 ‘하나님, 도와주세요’ 이런 기도를 드려야지요. 그랬다가 물고기가 요나를 토해낸 다음에야 ‘하나님, 저를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기도드려야 하는 것 아닌가요. 그런데 토해내기도 전에 감사기도를 드리는 것은 어쩐지 좀 어색한 느낌이 들지 않나요.

요나서를 읽을 때마다 이게 늘 마음에 걸렸는데 계속 묵상을 하다가 해답을 얻었어요. 우리는 흔히 물고기 뱃속이라고 하면 괴롭고 고통스러운 장소로 생각하고, 거기에 있던 사흘 동안을 고난의 때로 생각하지요.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그게 아니에요. 물고기가 요나를 삼킨 그 순간은 고난이 시작되는 때가 아니라 하나님의 구원이 이루어진 때입니다. 만약 물고기가 그때 요나를 삼키지 않았더라면 요나는 저 바다 깊숙한 곳에서 뽀글뽀글하다가 결국에는 숨 막혀서 죽었을 거에요. 용케 물고기가 요나를 삼켜서 안 죽고 살아났죠. 그렇게 생각하면 물고기는 요나의 생명을 구해준 생명의 은인인 셈입니다. 요즘 말로 하면 119 구조대나 마찬가지에요.

물고기가 요나를 삼켰을 때 이미 요나는 생명을 건진 것입니다. 물고기가 요나를 토해냈을 때 살아난 게 아니에요. 이미 요나는 물고기를 통해서 구원을 받았어요.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을 떠났을 때 이미 노예 생활에서 해방된 겁니다. 광야 40년이 다 끝나야 해방된 것이 아니에요. 물고기 뱃속은 어둡고 답답한 곳이지만 감사할 이유가 충분히 있었어요. 우리도 거친 광야 길을 갈 때 탄식이 아니라 감사를 읊어야 합니다.

기도 : 하나님, 힘들 때도 감사가 끊어지지 않게 하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오종윤 목사(군산 대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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