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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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예배 365-8월 15일] 광복절에도 개망초는 피고

입력 2021-08-15 03:05:02


찬송 : ‘어둔 밤 마음에 잠겨’ 582장(통 261)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민수기 16장 1~14절


말씀 :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의 노예 생활에서 벗어난 후에 광야로 들어갔습니다. 광야에서 일어난 사건 가운데 가장 큰 사건은 고라와 다단과 아비람이 일으킨 반란 사건입니다. 여기에 250명의 족장들까지 합세했다 하니까 그 규모가 엄청났지요. 고라가 전면에 나서서 모세와 언쟁을 벌이고 다단과 아비람은 장막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아마 고라가 주동자이고 다단과 아비람은 동조세력이었던 모양입니다.

모세는 장막에 있는 다단과 아비람을 불러내지만, 이들은 얼굴도 내밀지 않고 모세에게 말을 합니다. 이들의 말을 들어보면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라는 말이 두 번 나옵니다.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 어디인가요. 가나안이죠. 다단과 아비람은 모세가 백성들을 가나안 땅으로 인도하지 않았다고 불평합니다. “우리를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인도하여 들이지도 아니하고.”(14절) 또 한 번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말하는데 이때는 놀랍게도 애굽 땅을 가리켜서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라고 말합니다. “네가 우리를 젖과 꿀이 흐르는 땅에서 이끌어 내어 광야에서 죽이려 함이 어찌 작은 일이기에.”(13절) 애굽을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라 하다니요. 믿어지지 않는 말입니다.

하지만 이 말은 이스라엘 백성들의 생각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광야 생활이 너무 고달프고 힘들다 보니까 이전에 노예생활을 하던 애굽을 그리워했습니다. 애굽에서는 먹을 것이라도 있었지만 광야에는 먹을 것조차 없었으니까요. 비둘기 마음이 콩밭에가 있는 것처럼 몸은 애굽을 떠났지만, 마음은 여전히 애굽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육신은 애굽의 노예생활에서 풀려났지만, 정신은 여전히 애굽의 사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광야 40년은 애굽의 노예 생활에서 온전히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친 과정이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민수기는 ‘제2의 출애굽기’라 부르는 게 타당합니다.

8·15 광복절은 일제의 지배에서 벗어난 날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일제의 지배에서 온전히 해방되었나요. 지금도 일본은 조선의 식민 지배를 합리화하고 있고,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사과하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며 억지를 부리고 있습니다. 여기에 맞장구를 치는 한국 학자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일제의 통치가 조선의 근대화에 도움이 되었다고 주장하고, 일본이 철도를 놓아 주어서 조선의 경제가 발전했고, 일제강점기에도 조선인의 영양 상태가 과히 나쁘지 않았다고 우깁니다.

길을 걷다 보면 개망초 꽃을 만나게 됩니다. 일제가 철도를 놓을 때 철로 자갈 사이로 핀 외래종 꽃이 망초입니다. 조선의 백성들은 철도를 놓으면 나라가 망한다고 해서 그 꽃 이름을 망초라고 불렀고, 개망초는 망초의 사촌격입니다. 민초들의 역사의식이 웬만한 지식인보다 낫습니다. 지금도 개망초는 여전히 피어 있고 우리는 여전히 독립운동을 해야 합니다.

기도 : 하나님, 우리 민족이 온전한 독립과 해방을 찾게 하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오종윤 목사(군산 대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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