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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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예배 365-8월 12일] 새와 곤충과 언약을 맺으시고

입력 2021-08-12 03:05:03


찬송 : ‘참 아름다워라’ 478장(통 78)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호세아 2장 18절


말씀 : 가나안 사람들은 바알이라는 우상을 섬겼습니다. 바알이 비를 내리게 하는데 바알을 섬기면 비가 많이 와서 농사를 잘 지을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생각에 강하게 반기를 들고 나선 사람이 호세아 예언자입니다. 호세아는 비를 주시는 이는 바알이 아니라 하나님이라고 가르쳐 줍니다. 하나님은 비를 주실 뿐 아니라 이 땅 모든 자연 현상을 주관하시는 분입니다.

호세아서에는 자연 현상과 동식물에 관한 비유가 유난히 많이 나옵니다. 비, 봄비, 이슬, 동풍, 새벽 빛, 구름, 바람, 광풍, 밭이랑의 독초, 가시와 찔레, 아침 구름, 백합화, 잣나무, 비둘기, 사자, 독수리 등. 호세아는 피조물과 더불어 지냈습니다. 새소리를 들으면서 찬송하고 아침 햇살을 바라보며 기도하고, 포도와 무화과 향기를 맡으며 묵상했습니다.

호세아는 하나님의 언약에 대해 아주 재미있는 말을 합니다. 흔히 언약의 대상이라고 하면 노아 아브라함 모세 다윗 등을 떠올립니다. 호세아는 더 나아가 사람뿐 아니라 다른 피조물도 하나님과 언약을 맺는다고 말합니다. “그 날에는 내가 그들을 위하여 들짐승과 공중의 새와 땅의 곤충과 더불어 언약을 맺으며.”(18절) 들짐승과 새와 곤충이 하나님과 언약을 맺는 대상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이 세상은 우리 인간들만 살라고 주신 게 아닙니다. 동식물을 비롯한 모든 만물이 함께 어울려 사는 공동 터전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인간들이 다른 피조물들을 반갑지 않은 불청객처럼 취급하거나 따돌리면 곤란합니다. 이들도 이 세상에서 당당하게 자리를 잡고 살 권리가 있습니다. 이 세상을 인간 혼자만 지내는 곳으로 여기는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가족이 시간을 내서 피조물과 접하는 기회를 마련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주말에 게임과 유튜브에 푹 빠져 지내는 아이들을 달래서 야외로 나가 보십시오. 채소에 달라붙은 배추벌레와 달팽이도 살펴보고, 호박잎에 뛰어오른 청개구리도 보고, 아카시아 꽃에서 잉잉거리는 벌들도 구경해 보세요. 수풀을 찾아가면 뻐꾸기 우는 소리, 간혹 꿩이 우는 소리도 들리고, 솔바람 소리가 들리고, 돌 틈에 흐르는 물소리가 들리기도 할 것입니다. 운이 좋으면 간혹 길을 가로질러 뛰어가는 고라니의 모습을 볼 수도 있지요. 이때는 중세의 성인 프란치스코의 ‘태양은 나의 형제, 달은 나의 자매’라는 시를 읊어보는 것도 좋겠지요.

세계 곳곳에서 이상 기후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인간들이 하나님의 피조물을 의붓자식 취급하고, 지나치게 구박한 결과입니다. 이제는 피조물과 공존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노아의 방주 안에는 노아의 식구들뿐 아니라 온갖 생물이 다 실려 있었고, 노아는 그 생물들을 보존하는 책임을 맡았습니다. 우리 가정이 새 짐승 곤충 나무 꽃과 더 친해지는 길은 무엇일까요.

기도 : 하나님, 모든 피조물을 잘 보살피게 하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오종윤 목사(군산 대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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