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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예배 365-3월 29일] 겟세마네에서 기도하는 예수님

입력 2021-03-29 03:10:01


찬송 : ‘내 기도하는 그 시간’ 364장(통 482)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누가복음 22장 39~46절

말씀 : 사람마다 습관이 있습니다. 예수님도 습관이 있습니다. 바로 기도입니다. 십자가 죽음을 앞둔 전날 밤에도 예수님은 습관을 따라 감람산 서쪽 골짜기에 있는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합니다. 평소 예수님은 겟세마네 동산에 홀로 기도하러 갑니다. 그런데 이날만큼은 제자들과 동행합니다. 한나의 통곡 기도, 다니엘의 하루 세 번 기도, 엘리야의 갈멜산 기도 등 성경에는 기도의 명장면이 여럿 나옵니다. 성경에 나타난 가장 심오한 기도 장면은 예수님의 겟세마네 기도입니다. 제자들은 기도의 최고 명장면을 바로 옆에서 직접 눈으로 보는 영광을 누립니다.

예수님이 기도하는 모습을 상상하는 이들 중에는 예수님이 아주 고상한 자태와 품위 있는 자세로 기도했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겟세마네 기도 모습은 그들의 상상과는 매우 다릅니다. 왜냐하면 성경은 “예수께서 힘쓰고 애써 더욱 간절히 기도하시니 땀이 땅에 떨어지는 핏방울같이 되더라”(44절)고 말씀하기 때문입니다. ‘핏방울’이란 말은 헬라어로 ‘드롬보이 하이마토스’입니다. 치열한 전투를 겪은 병사가 피를 쏟고 있는 모습을 표현할 때 쓰는 단어로, 많은 양의 응고된 핏덩이를 말합니다. ‘힘쓰고 애써’에 해당하는 ‘게노메노스 엔 아고니아’도 전투의 의미가 있습니다. 예수님의 겟세마네 기도는 고상하고 우아한 기도가 아니라 배수진을 친 치열한 전쟁 같은 기도입니다.

예수님이 기도하면서 흘린 땀방울이 핏방울 같았던 이유는 예수님 내면의 고통이 바깥 육신으로 품어져 나왔기 때문입니다. “아버지여, 이 잔을 내게서 옮기시옵소서.” 여기서 이 잔은 잠시 후에 있을 십자가, 곧 죽음의 잔입니다. 예수님은 이 고난의 잔을 마셔야 한다는 사실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십자가 고난이 눈앞에 닥치자 번민합니다. 할 수만 있다면 이 잔을 피하고 싶습니다. 예수님의 죽음은 한 개인의 평범한 죽음이 아니라 전 인류의 죗값을 치르는 엄청난 저주와 심판의 죽음입니다.

“그러나 내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되기를 원하나이다.” 겟세마네 기도의 절정입니다. 예수님은 자기를 부인하고 하나님의 뜻에 복종하는 기도를 올립니다. 진정한 기도는 내 뜻을 관철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성부 하나님의 뜻에 순복하기 위해 땀방울이 핏방울같이 되도록 애쓰고 힘써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우리의 기도도 예수님의 본을 따라 “내 소원을 들어주소서. 내 뜻을 이루어 주소서”가 아니라 “주님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소서. 나의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라고 기도하는 사람이 되길 소망합니다.

기도 : 예수님의 겟세마네 기도처럼 우리도 기도할 때, 애쓰고 힘써 더 간절히 기도하게 하옵소서. 우리 인생이 나의 원대로 아니라, 하나님의 원대로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박현욱 목사(수원창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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