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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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지쳤을 때가 중요합니다

입력 2020-03-11 00:10:01


바람 부는 언덕에서 연을 날리는 소년에게 무엇을 하느냐고 지나가던 어른이 물었던 것은, 낮게 내려앉은 구름에 가려 연이 보이질 않았기 때문입니다. 소년은 자신 있게 대답합니다. “연은 보이지 않지만 팽팽한 연줄을 통해 연이 날고 있음을 알 수 있어요.”

우리는 어느 때보다도 하나님의 현존을 일상에서 느껴야 할 때를 보내고 있습니다. 믿음의 길을 걷다 보면 지치기도 합니다. 위기의 순간도 찾아옵니다. 선지자 엘리야도 그랬습니다. 바알과 아세라 선지자들과의 영적 싸움에서 승리를 거둔 엘리야가 이세벨의 말 한마디에 광야로 도망칩니다. 컴컴한 동굴로 숨었습니다. 그런 엘리야를 불러낸 것은 크고 강한 바람이나 지진이나 불이 아니었습니다. 세미한 주님의 음성이었습니다.

지쳤을 때가 중요합니다. 대단하고 확실하고 신비해 보이는 특별한 것을 찾다 보면 자칫 잘못된 곳에 빠질 수 있습니다. 이단과 사이비는 그런 점을 노립니다. 지쳤을 때일수록 주님의 세미한 음성을 나의 힘으로 삼아야 합니다.

한희철 목사(정릉감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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