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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원인 밝혀낸다”… 정지궤도위성 오늘 남미서 우주로

입력 2020-02-19 04:05:02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의 쿠르우주센터 발사대에 18일 오후(한국시간) 우리 위성 천리안 2B호를 실은 흰색 발사체 아리안 5ECA가 서 있다. 천리안 2B호에는 정지궤도위성 중 최초로 환경탑재체(미세먼지 관측 장비·GEMS)가 실려 있다. 천리안 2B호를 탑재한 발사체는 19일 오전 7시18분 발사된다. 기아나 쿠르우주센터=공동취재단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의 쿠르우주센터에서 18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조립동 문이 열리자 51m 높이의 흰색 발사체 ‘아리안 5ECA’의 모습이 드러났다. 발사체 상단에는 태극기와 함께 한글로 ‘천리안 2B호’라는 글씨가 보였다. 19일 오전이 되면 발사체는 우리 위성 천리안 2B호를 품고 우주로 향하게 된다.

발사체는 이날 발사대로 이동했다. 아리안 발사체는 수직으로 꼿꼿이 선 채 조립동 앞에서 발사대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발사체가 발사대로 간 뒤에는 국내 연구진이 원격으로 다시 위성 상태를 점검했다. 이나영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선임연구원은 “2018년 12월 천리안 2A호 발사 때보다 바람이 다소 강하게 불지만 발사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리안 2B호를 탑재한 발사체는 19일 오전 7시18분 발사된다. 발사 11시간23분 전부터 최종 카운트다운이 시작되고 4시간38분 전부터 3시간30분에 걸쳐 발사체 추진제 주입이 이뤄진다. 발사 7분 전에는 발사 시퀀스가 시작되는데, 위성에 이상이 있으면 9초 전까지는 발사 진행을 멈출 수 있다.

발사 명령이 내려지면 1초 뒤 1단 엔진이 가동되고, 약 7초 뒤 고체 부스터가 점화하며 발사체가 이륙한다. 발사체가 목표 궤도에 진입하는 시점은 발사 뒤 25분29초다. 발사 31분 뒤에는 위성이 발사체에서 분리되고 발사 40분 뒤에는 호주 야사라가 관제소와 첫 교신을 할 예정이다. 교신을 통해 연구진은 천리안 2B호가 목표한 궤도에 안착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발사 1~2시간 뒤 위성이 태양전지판을 전개하면 이날 확인 절차는 모두 끝난다. 이후 약 2~3주 뒤 위성이 동경 128.2도, 3만6000㎞ 상공에 자리 잡으면 시험 운용이 시작된다.

천리안 2B호는 천리안 1호의 임무를 물려받을 해양·환경 관측 위성이다. 2018년 12월 발사된 기상 관측 위성 천리안 2A와 같은 본체를 가진 ‘쌍둥이 위성’이다. 천리안 2B호는 10월부터는 적조·녹조 등 해양환경 정보를 제공한다. 내년부터는 미세먼지 같은 대기환경 정보를 관측해 한반도에 보내게 된다.

천리안 2B호에는 정지궤도위성 중 최초로 환경탑재체(미세먼지 관측 장비·GEMS)가 실렸다. 현재 미세먼지 예보에는 지상관측 자료만 쓰고 있지만 2B호가 운용되면 관측 자료가 추가돼 예보 정확도가 향상될 수 있다. 이 탑재체로 일본과 인도네시아 북부, 몽골 남부에 걸친 동아시아 지역을 관측하며 이산화질소, 이산화황, 오존 등 20여 종의 대기오염물질 정보를 알아낼 수 있다. 하루에 30분씩 총 8번에 걸쳐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2년 이후 발사되는 미국 위성(TEMPO), 2023년 이후 우주로 나가는 유럽 위성(Sentinel-4)과 함께 천리안 2B호가 글로벌 환경감시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 최재동 사업단장 인터뷰
“환경탑재체 세계 첫 탑재… 8년여 도전 끝에 독자개발 성공”


“사업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사람들이 (정지궤도위성을) 독자 개발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가졌지만 8년 넘는 시간을 도전한 끝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최재동(사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정지궤도복합위성사업단장은 18일(한국시간) 프랑스령 기아나의 쿠르우주센터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발사를 하루 앞둔 해양·환경 관측 정지궤도위성 ‘천리안 2B’호 발사를 앞둔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최 단장은 천리안 2B호에 대해 “해양과 환경탑재체를 갖추고 있다. 환경탑재체는 정지궤도위성에서 세계 최초”라며 “해양탑재체는 기존의 천리안 1호보다 해상도가 4배 이상 좋아졌기 때문에 해양오염이나 대기오염을 상시 관측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최 단장은 항공우주산업 선진국인 미국이나 유럽보다 더 먼저 환경탑재체를 한국이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 최고 사양의 탑재체를 장착하다 보니까 미국, 유럽도 많은 실수를 하고 있었다”며 “우리가 공동개발을 하면서 우리 연구진이 많은 기술적 지원과 협력을 얻어내 좋은 결과를 냈다”고 말했다. 이어 “천리안 1호를 개발할 때 공동개발하는 유럽 기업에 서러움도 많이 당했다”며 “2호를 독자개발하며 이런 서러움을 다시 겪지 말자 목표를 세웠는데, 9년간 2대를 동시에 개발하며 이런 목표를 달성해 기쁘다”고 덧붙였다.

최 단장은 이번 천리안 2B호에 이어 정지궤도 재난통신위성을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정지궤도 재난통신위성은 국내에서 발생하는 재난·해양 통신을 목적으로 한다”며 “2027년 목표로 개발 중에 있으며 천리안 1호에서 운영 중인 통신 임무가 종료되면 임무를 승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최 단장은 1994년 ‘우리별 3호’ 위성 개발을 시작으로 국내 위성 개발 임무에 참여해 온 대표적 위성 전문가다. 96년부터는 우주 3만6000㎞ 상공에서 지구와 같은 속도로 공전하며 지상의 한 지점을 집중 관측하는 위성인 정지궤도위성의 개발을 주도해 왔다. 2018년 4월부터는 정지궤도복합위성사업단장을 맡아 그해 말 역시 기아나 우주센터에서 발사된 기상관측 정지궤도위성 천리안 2A호와 이번 2B호의 개발을 이끌어 왔다.

기아나 쿠르우주센터=공동취재단,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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