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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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려한 남한강 정취 온몸으로 만끽… 짜릿한 스릴은 ‘덤’

입력 2019-03-21 04:05:01
충북 단양군 단양읍 양방산 정상에서 드론으로 촬영한 단양읍내. 크게 휘감아도는 남한강 물줄기 위로 패러글라이딩을 즐기는 사람들이 그림 같은 풍경을 빚어내고 있다.


장회나루에서 출발한 유람선에서 본 구담봉.


만학천봉 절벽에 아슬아슬하게 이어진 ‘단양강 잔도’.


충북 단양군은 영춘면 오사리에서 단성면 외중방리 수중보까지 단양 주변을 흐르는 남한강 구간을 ‘단양강’으로 부른다. 이 주변에 새로운 명소들이 속속 들어서 여행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먼저 ‘단양강 잔도’. 푸른 남한강 물줄기 위 깎아지른 만학천봉 벼랑 따라 자줏빛 나무데크길이 이어진다. 길이 1.2㎞ 남짓한 잔도는 열차가 지나는 상진철교 아래부터 절벽이 마무리되는 만천하스카이워크 초입까지 연결된다. 잔도 곳곳에 떨어지는 돌덩이를 막기 위해 보호 덮개가 설치됐다. 마치 저공비행하듯 걸을 때마다 짜릿한 스릴을 느낄 수 있다. 수려한 남한강 풍류에 아슬아슬함을 더한다.

상진철교 쪽 잔도에 들어서면 아찔한 벼랑길이 이어진다. 수면 위 높이 약 20m, 폭 2m가량의 길은 높낮이가 거의 없어 편안하다. 하지만 난간 밖으로 고개를 내미는 순간 심장이 쿵쾅거린다. 깎아지른 절벽 아래로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강물이 긴장감을 안겨준다. 잔도 데크 곳곳에 성기게 뚫어진 구멍은 오금을 저리게 한다. 봄이 무르익으면 잔도 주변으로 물푸레나무, 굴피나무 등 다양한 식물이 얼굴을 내민다.

시야를 멀리 두면 남한강 너머 열차가 지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수직 절벽을 따라 위쪽을 올려다보면 만천하스카이워크가 아득하다. 구불구불 벼랑길을 지나면 나무 벤치와 스탬프 투어 확인 포인트도 나타난다.

잔도는 단양과 남한강 줄기를 에워싸고 이어지는 느림보강물길의 일부다. 느림보강물길은 1코스 삼봉길에서 5코스 수양개역사문화길까지 5개 코스로 이뤄져 있다. 이곳에서 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까지 느림보강물길을 계속 걸어도 되고, 만천하스카이워크에 올라 단양 일대를 굽어봐도 좋다.

만천하스카이워크는 산 아래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산 뒤 무료 셔틀버스를 타고 전망대 아래까지 가서 걸어 올라가야 한다. 해발 320m에 위치한 만천하스카이워크는 달걀을 비스듬하게 세워놓은 모양이다. 벽이 없는 30m 높이의 아치 철골구조물 둘레를 나선형 보행로가 네 바퀴 반을 돌며 감싼다. 이곳에 서면 단양 읍내와 남한강 물줄기가 발아래 펼쳐진다. 80~90m 아래 수면을 내려다보며 하늘길을 걷는 아찔함이 더해진다. 멀리 소백산 능선까지 시야가 일망무제다.

스카이워크 바로 밑에는 집와이어가 있다. 만학천봉~환승장을 잇는 1코스(680m)와 환승장~주차장까지 가는 2코스(300m)로 구성돼 있다. 2인 1조로 탈 수 있는 집와이어는 최고 속도는 50㎞이지만, 체감 속도는 훨씬 빠르다. 최근 알파인 코스도 개장했다. 매표소에서 만학천봉까지 1㎞ 구간의 레일을 따라 미끄러지듯 내려간다.

단양을 가장 스릴있게 즐기는 방법은 패러글라이딩 활공이다. 단양에는 양방산(양백산·664m)과 두산레저파크 두 곳에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이 마련돼 있다. 새처럼 날아올라 단양 시내를 굽이도는 남한강을 발아래 두고 볼 수 있다. 패러글라이딩이 부담스러우면 차로 올라도 좋다. 정상까지 포장된 길이 이어지지만 좁고 가파른 데다 굴곡이 심해 주의가 필요하다.

남한강의 봄 정취를 편안하게 즐기는 방법도 있다. 장회나루에서 유람선을 이용하는 것이다. 배는 선착장을 출발해 상류 쪽인 단양 방향으로 이동한다. 오른쪽에는 물 찬 제비 형상의 제비봉, 왼쪽에는 말이 물을 마시기 위해 길게 목을 뺀 모양이라는 말목산이 우뚝하다. 곧추선 산자락에 층층이 쌓인 기암괴석에는 신선봉, 강선대 등 이름이 붙었다.

하류로 향하면 구담봉과 옥순봉을 지난다. 구담봉은 깎아지른 바위 절벽이 거북의 형상이라거나, 물속에 거북 무늬의 바위가 비쳐 이름지어졌다는 얘기가 전한다. 바로 옆 옥순봉은 죽순에 빗댄 이름이다. 제천 땅에 속해있지만 제천 10경뿐 아니라 단양 8경에도 포함된다. 퇴계 이황 선생이 단양 군수로 있을 때 두향이 옥순봉을 단양에 포함시켜 달라고 졸랐단다. 퇴계가 청풍(현재의 제천) 부사에게 부탁했지만 거절당했다. 이에 퇴계는 옥순봉 절벽에 ‘단구동문(丹丘洞門)’이라 새기고 단양의 관문으로 삼았다고 한다.

단양=글·사진 남호철 여행전문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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