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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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난 목소리 유지하세요”

입력 2019-02-17 17:35:01


장시간 말을 하거나 무리해서 노래를 불렀을 때 목이 쉬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런데 쉰 목소리가 오래 간다면 성대결절, 성대폴립, 후두염 등 질환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일시적으로 목이 쉰 증상은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정상으로 돌아온다. 성대 관련 질환 때문일 경우 방치하게 되면 영구적으로 목소리가 변하는 것뿐만 아니라 심한 경우 후두나 갑상선 등에 암이 생긴 것일 수도 있다.

목소리는 입으로 들이마신 공기가 폐에서 나와 성대를 진동시키면서 만들어진다. 사람마다 목구멍과 후두, 혀 등 발성기관이 다르게 생겼기 때문에 목소리도 제각각 다르다. 성량이 크고 음색이 청량한 목소리가 있는가 하면, 유난히 톤이 높거나 낮은 목소리 또는 얇거나 거친 목소리도 있다. 음향적으로 정상범위에서 벗어나더라도 질병이 없다면 모두 건강한 목소리에 해당된다. 반면, 건강하지 않은 목소리는 본연의 목소리와 다른 소리가 나오는 것을 말한다. 본래 톤이 높은 목소리를 가진 사람에게서 낮은 목소리가 나온다면 목 건강을 의심해야 한다.

목소리의 변화는 대개 잘못된 발성법과 음주, 흡연 등 생활습관 문제, 성대 관련 질환 때문에 발생한다. 노화도 목소리 변화의 원인 중 하나다. 나이가 들면서 성대를 움직이는 주변 근육의 힘이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목소리를 많이 사용하는 사람에게 잘 발생하는 성대결절은 목소리를 오랫동안 과도하게 사용하여 성대 점막 표면에 굳은살이 생겨 목소리를 변화시키는 질환이다. 또 일시적으로 소리를 지르거나 노래를 심하게 부른 후 나타나는 쉰 목소리는 성대폴립일 가능성이 높다. 성대폴립은 성대점막의 출혈로 인한 질환으로 성대에 강한 힘을 가했을 때 나타난다.

초기 목소리 변화는 휴식만으로 좋아지기도 한다. 그러나 성대결절, 성대폴립 등을 방치하면 성대에 홈이 파이는 성대구증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성대결절의 경우 수술치료를 받고나면 본래의 목소리로 회복될 수 있지만, 성대구증은 영구적인 목소리 변화를 야기한다. 건강한 목소리를 유지하는 가장 중요한 사항은 잘못된 발성 습관을 고치는 것이다. 중앙대병원 음성클리닉 이세영 교수(이비인후과·사진)는 “큰 소리를 내거나 소리 지르는 것, 특히 운동할 때 기합을 크게 넣는 일도 성대에 많은 무리를 준다”며, ▲오랜 시간 통화 ▲흥분하거나 목에 힘주며 말하는 것 ▲속삭이면서 말하기(공기의 낭비가 많음) 등을 잘못된 발성습관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목소리는 타고난 생김새와 같이 개개인마다 다르고, 주관적인 영역이기 때문에 ‘나쁜 목소리’라는 개념은 없다. 다만 목소리를 변하게 하는 습관이나 병이 있다면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이라며 “본연의 목소리를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목을 관리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전미옥 쿠키뉴스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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