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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 힘내!, 갑질 눈물 씻고 일어서는 ‘팀 킴’

입력 2019-02-13 19:30:01
경북체육회 팀 킴의 스킵인 김경애(가운데)가 13일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 컬링장에서 열린 제100회 전국동계체육대회 컬링 여자 일반부 결승 경기도청과의 경기에서 스톤을 투구하고 있다. 뉴시스


‘지도자 갑질’ 파문으로 아픔을 겪었던 경북체육회 여자 컬링팀 ‘팀 킴’이 지난해 8월 국가대표 선발전 이후 약 6개월 만에 치른 실전 복귀전에서 값진 은메달을 따내며 부활에 시동을 걸었다.

경북체육회(김경애 김초희 김선영 김영미 김은정)는 13일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 컬링장에서 열린 제100회 전국동계체육대회 컬링 여자 일반부 결승에서 경기도청(김은지 엄민지 김수지 설예은 설예지)에 6대 7로 졌다. 경북체육회는 ‘라이벌’ 경기도청의 벽을 넘지는 못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복귀한 첫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경기도청은 지난해에 이어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경북체육회는 이번 대회에 출전하면서 포지션에 변화를 줬다. ‘안경 선배’ 김은정이 결혼 후 임신해 김경애가 새 스킵(주장)으로 나서 팀을 이끌었다. 경기도청은 2014 소치 동계올림픽 때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컬스데이(컬링+걸스데이)’로 주목받았던 김은지와 엄민지를 주축으로 맞섰다.

경기 초반 리드를 내준 경북체육회는 8엔드까지 4-6으로 끌려갔다. 하지만 9엔드에 극적으로 2점을 추가해 6-6 동점을 일궈냈다. 결국 승부는 마지막 10엔드에서 갈렸다. 경북체육회는 경기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을 펼쳤지만 경기도청에 1점을 내줘 끝내 역전극을 쓰지 못했다.

경북체육회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팀 구성원의 성이 모두 김씨여서 ‘팀 킴’으로 불렸다. 팀 킴은 평창올림픽에서 한국 컬링 사상 올림픽 첫 메달(은메달)을 목에 걸며 국민적 사랑을 얻었다. 특히 김은정이 경기 중 “영미~!”라고 외치는 모습은 각종 패러디와 유행어를 낳는 등 신드롬을 불러 일으켰다.

꽃길만 걸을 줄 알았던 팀 킴은 그러나 평창올림픽 이후 내부 비리에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을 비롯한 지도자 일가의 부당한 대우와 각종 비리, 전횡 등을 폭로해 충격을 안겼다. 결국 이를 계기로 김 전 부회장 일가는 컬링계를 떠났다. 팀 킴은 지난해 12월에야 동계체전, 국가대표 탈환을 목표로 다시 훈련에 돌입했다.

경북체육회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훈련기간이 짧았음에도 저력을 과시했다. 전날 대회 8강전에서 부산광역시를 19대 2로 크게 제압했고, 4강전에서는 ‘리틀 팀 킴’으로 불리는 현 국가대표팀 춘천시청을 연장 혈전 끝에 6대 5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한편 전·현 국가대표 맞대결로 꾸며진 대회 남자 일반부 결승에서는 평창올림픽에 출전했던 경북체육회(김창민 이기정 오은수 이기복)가 웃었다. 경북체육회는 현 국가대표로 활약 중인 서울시청(김수혁 이정재 정병진 황현준 이동형)을 결승에서 8대 6으로 꺾고 우승을 거머쥐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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