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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재정비 경남, 동화는 계속될까

입력 2019-02-12 20:20:01
프로축구 K리그1(1부 리그) 경남 FC 선수들이 지난달 26일 태국 방콕에서 진행되는 전지훈련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올 시즌 경남의 외국인 선수로 뛸 조던 머치(오른쪽)가 11일 박성호 경남 도지사 권한대행과 입단식을 치르고 있는 모습. 경남 FC 제공


지난해 K리그의 주인공은 경남 FC였다. K리그2(2부리그)에서 K리그1으로 갓 승격한 시민 구단이 김종부 감독의 용병술과 화끈한 공격력을 바탕으로 리그 판도를 뒤바꿨다. 경남은 시즌 초반 돌풍에 그치지 않고 끝내 최종 2위에 오르며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까지 따냈다. 경남의 극적인 드라마는 2015-1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을 이뤄냈던 레스터 시티의 동화 같은 이야기와 비견됐다. 그러나 레스터 시티는 바로 다음 시즌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하며 리그 12위까지 추락했다.

경남의 진짜 도전도 이제부터 시작이다. 핵심 전력인 말컹의 중국행이 유력하고, 전반적인 선수 구성이 크게 바뀌어 새롭게 조직력을 다져야 한다. 리그와 ACL을 병행해야 하는 만큼 선수단 운용 방식도 달라질 필요가 있다. ACL에서 새 역사를 쓰기 위해 차근차근 필요한 자원을 영입하며 스쿼드를 두껍게 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올 시즌을 준비하는 경남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말컹의 빈자리다. 지난 시즌 리그 26골을 몰아치며 득점왕과 최우수선수(MVP)를 동시에 거머쥐었던 말컹은 질 경기를 비기게 하고, 비길 경기도 이기게 했다. 그는 현재 중국 슈퍼리그 구단들과 이적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일 발표된 이번 시즌 선수단 등 번호에도 말컹의 이름은 없는 만큼 이적은 확실시된다.

말컹과 함께 팀의 중심을 잡아주던 선수들도 떠났다. 지난해 K리그 베스트 11에 꼽힌 다재다능한 미드필더 최영준은 전북 현대로 옮겼다. 지난해 태극마크를 달았던 수비수 박지수는 슈퍼리그 광저우 헝다로의 이적이 마무리 단계다. 레스터 시티 또한 중원에서 맹활약하던 은골로 캉테 등이 빠져나가며 흔들렸음에 비춰보면, 경남으로서도 주축들을 대거 잃는 일은 부담스럽다.

경남은 무게감이 떨어진 공격 라인을 보강하기 위해 수원 삼성의 공격수 박기동과 EPL 출신 미드필더 조던 머치를 영입했다. 191㎝의 장신으로 제공권이 좋은 박기동은 K리그 통산 191경기에 출전해 28골 26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머치는 카디프 시티, 퀸즈 파크 레인저스(QRP), 크리스탈 팰리스 등 잉글랜드 1·2부리그 구단을 두루 거치는 등 풍부한 경험을 자랑한다. 여기에 고경민과 김승준, 이영재 등 알짜배기 선수들을 데려오며 진용을 갖췄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12일 “경남의 지금까지 영입은 나쁘지 않다”면서도 “2선 공격 자원은 충분하지만, 말컹만큼 확실한 최전방 공격수가 없다는 것은 문제”라고 평가했다.

ACL에서 강팀들을 상대해야 하는 만큼 수비진도 강화했다. 경남은 국가대표 출신 곽태휘와 배승진, 박광일 등 여러 수비수를 연이어 영입했다. 곽태휘는 2012년 울산 현대에서 ACL 우승컵을 들어올린 경험이 있는 만큼 경남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 해설위원은 “측면 공격이 중요한 경남의 스타일상 측면 수비수가 제 몫을 해줘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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