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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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속도를 줄이면

입력 2018-11-30 17:50:01


횡단보도에 붙어 있던 현수막에 눈길이 갔습니다. “속도를 줄이면 사람이 보입니다”라고 기록돼 있었습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안전 광고였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이 문구가 기억에서 떠나질 않았습니다. 속도경쟁의 시대에 속도를 줄이라는 광고 문구가 이질적으로 느껴져서입니다. 지금은 속도가 돈이자 능력이고 실력인 시대입니다. 빌 게이츠는 심지어 ‘생각의 속도’와 같이 엄청나게 빠른 속도에 대해 늘 이야기하고 강조했습니다. 속도가 미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죠.

그런데 너무 빠른 속도로 달리면 사람이 보이지 않습니다. 빠른 속도만 강조하면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이 눈에 보이지 않아 큰 사고에 이르는 경우도 있죠. 끔찍한 일입니다.

속도를 줄여야 사람이 보입니다. 주변이 보이는 것이죠. 그래야 안전합니다. 평안해지죠. 생명을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지금도 그래왔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엔 속도경쟁이 더욱 심해질 것입니다. 속도만 따지다 우리 모두가 사람을 볼 수 없게 되지는 않을까 염려됩니다. 속도를 조금씩 줄여보면 어떨까요. 그래야 사람이 보이지 않을까요.

속도를 줄입시다. 주변의 이웃과 친구의 얼굴을 살펴봅시다. 속도를 줄이면 우리의 인생이 행복해집니다.

곽주환 목사(서울 베다니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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