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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완전한 비핵화… 가을 평양서 정상회담

입력 2018-04-27 18:05:01
남북 정상이 미래로 발을 내딛고 있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다. 2018년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결과 갈등의 상징인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함께 넘어서고 있다. 분단 후 70년, 6·25전쟁 휴전 65년 만이다. 두 사람은 손을 맞잡고 군사분계선을 넘어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을 이어갔다. 한반도의 봄, 평화는 이렇게 뚜벅뚜벅 걸어서 오고 있다. 판문점=이병주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실현’에 합의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27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을 공동발표했다.

두 정상은 판문점 선언에서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리었음을 8000만 겨레와 전 세계에 엄숙히 천명했다”고 밝혔다. 또한 남북은 당국 간 긴밀한 협의와 민간교류 협력을 위해 개성에 남북 당국자가 상주하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설치하기로 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오는 가을 김 위원장의 방남 답례로 북한 평양을 방문해 취임 이후 두 번째 정상회담을 하기로 했다. 남북 정상회담이 정례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두 정상은 또 정전협정 체결 65년이 되는 올해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며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오는 8·15에 이산가족 상봉을 진행하기로 했다.

남북은 지상과 해상, 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으로 되는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했다. 5월 1일부터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과 전단 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행위를 중지하고, 비무장지대를 실질적인 평화지대로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 남북은 또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들어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고 안전한 어로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실제적인 대책을 세우기로 합의했다.

두 정상은 비핵화와 관련해 “남과 북은 북측이 취하고 있는 주동적인 조치들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대단히 의의 있고 중대한 조치라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앞으로 각기 자기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MDL 앞에서 손을 맞잡았다. 분단 70년의 상징 MDL 위에서 평화의 발걸음이 시작됐다. 양 정상은 사상 처음으로 판문점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큰 틀의 한반도 비핵화 방안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핵무기 없는 한반도의 완전한 평화를 위한 기나긴 여정이 시작됐다.

앞서 양 정상은 오전 9시28분 분단의 상징인 MDL을 사이에 두고 만나 악수했다. 김 위원장이 MDL을 넘어 남측으로 내려온 뒤 다시 손을 잡은 채 문 대통령을 이끌고 북측으로 건너가 함께 사진촬영을 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사상 최초로 MDL을 넘어오는 순간 판문점은 분단의 상징이 아니라 평화의 상징이 됐다”고 말했고, 김 위원장은 “마음 설렘이 그치지 않는다”고 화답했다. 비공개 회담을 제외한 양 정상의 행보는 전 세계에 생방송으로 타전됐다.

판문점 공동취재단,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사진=이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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