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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지진, 지열발전소 때문일 가능성 높아”

입력 2018-04-27 03:05:02


경북 포항 지진의 원인을 규명한 국내 연구진 논문이 세계적 학술지에 게재됐다. 고려대는 이진한(사진) 지구환경과학과 교수와 김광희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연구팀의 ‘2017년 규모 5.4 포항지진이 유발지진일 가능성 평가’ 논문이 세계 3대 과학 학술지 중 하나인 사이언스에 실렸다고 26일 밝혔다.

연구팀은 지진학·지질학·지구물리학 증거를 종합해 지난해 포항을 강타한 규모 5.4의 지진이 지열발전소 유체주입 때문에 발생한 유발지진(사람이 일으킨 지진)이라고 설명했다. 지열발전소가 땅 아래로 물을 주입하는 바람에 지진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지열발전소는 땅속의 열을 활용해 전력을 생산한다. 포항 지열발전소의 경우 EGS 방식을 사용한다. 시추공(주입정)을 지하 4∼5㎞까지 뚫어 물을 넣고 압력을 가하면 물이 땅속의 갈라진 틈을 따라 흘러가며 데워지는데 이를 다른 시추공(생산정)으로 뽑아 올려 발전하는 시스템이 EGS다.

지열발전의 경우 상대적으로 낮은 수압으로 물을 넣기 때문에 규모 3.5 이상의 유발지진은 발생할 수 없다는 게 학계 내 상식이었다.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하기 위해선 포항 지열발전소에 주입된 물보다 800배 많은 물이 필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연구팀은 낮은 수압으로도 규모 5 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이 논문을 통해 설명했다.

연구팀은 “그동안 학계에서 통용된 지진 규모와 물 주입량 사이 관계식이 틀릴 수 있음을 이번 연구로 입증했다”고 밝혔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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