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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포·국가연주 생략… 김정은 의장대 사열은 ‘약식’

입력 2018-04-26 05:05:03
첫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2000년 6월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김대중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함께 북한군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국민일보DB


노무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2007년 10월 평양 4·25문화회관 광장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국민일보DB


金, 대한민국 국군의장대 사열 첫 북한 최고 지도자로 기록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방북 당시 북한군 사열 전례
사열 방식, 최종 리허설 후 결정 사열 때 국가 대신 아리랑 연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남북 정상회담 회담장인 판문점 평화의집 앞에서 국군 의장대를 사열한다. 의장대 사열은 예포 발사와 국가 연주를 빼고 인원을 줄인 ‘약식 사열’로 진행된다. 김 위원장은 우리 군을 사열하는 첫 번째 북한 최고지도자로 기록되는 것이다.

국방부는 25일 “한반도 평화 정착과 남북 간 신뢰 회복을 위한 남북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도록 남북 정상에 대한 예우를 갖추는 의미로 육·해·공군 3군 의장 행사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의장대 사열은 판문점이라는 지형적 제한 사항을 고려해 축소된 의장 행사로 실시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판문점 남측 지역이 좁기 때문에 정식 의장대 사열을 진행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사열은 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 안내를 받으며 평화의집 쪽으로 걸어갈 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국방부 소속 의장대 40여명과 군악대, 기수단을 포함한 80∼100명이 도열한 가운데 회담장으로 향하는 시나리오다.

사열은 군악대 또는 취타대의 연주가 울려 퍼지고 의장대가 ‘받들어 총’ 자세를 취하는 방식이다. 전통의복을 갖춰 입은 의장대 일부를 투입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다만 인공기 게양, 국가 연주, 예포 발사는 생략된다. 이는 의장대, 군악대 등 300여명을 투입하고 예포 21발을 발사하는 ‘정식 사열’보다 간소화된 것이다. 구체적인 사열 방식은 26일 최종 리허설 뒤 결정될 예정이다. 정부 소식통은 “이번 사열에선 국가 연주를 빼는 대신 아리랑이 연주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역사적 유래, 국제관례, 과거 사례 등을 검토해 의장대 사열 행사를 실시키로 결정했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은 1·2차 남북 정상회담 때 각각 북한군 의장대를 사열했다. 두 차례 모두 태극기 게양이나 애국가 연주, 예포 발사는 없었다. 김 전 대통령은 2000년 6월 13일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후 김정일 국방위원장 안내를 받으며 북한군 명예의장대를 사열했다.

노 전 대통령은 2007년 10월 2일 평양 방문 당시 모란봉구역 4·25문화회관 광장에서 열린 환영행사에서 김 국방위원장과 함께 분열대에 올라갔다. 노 전 대통령은 육·해·공 인민군 사열이 진행된 후 북한 당·정·군 고위 인사들과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의장대 사열은 상호존중과 예우를 다하기 위해 군의 예식 절차에 따라 실시키로 결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우리 군이 북한군을 지휘하는 최고지도자에 대한 사열을 실시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냉전시대인 1972년 당시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의 소련과 중국 방문, 87년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미국 방문, 88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소련 방문 때에도 의장대 사열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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