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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서 무차별 차량돌진, 한인 3명 사망… 범인은 대학생

입력 2018-04-24 18:40:01
캐나다 토론토 북부 한인타운 근처에서 23일 발생한 차량 돌진 사건 뒤 경찰들이 인도에 놓여진 용의자의 흰색 승합차 앞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날 오후 승합차가 인도로 돌진해 1.6㎞가량 폭주하며 행인들을 덮쳐 10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부상했다. AP뉴시스


토론토 한 거리 교차로서 흰색 승합차 인도로 돌진
범인은 대학생… 대치하다 체포 1989년 이후 최악의 참극


캐나다 토론토에서 23일 무차별 차량 돌진으로 10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토론토 북부 한인타운 근처인 핀치에서 일어난 이번 사고로 우리 국민 2명과 캐나다 시민권자인 한국 동포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CBC방송 등 캐나다 언론은 이날 오후 1시30분쯤 흰색 승합차가 토론토 핀치 애비뉴와 영 스트리트의 교차로에서 갑자기 인도 쪽으로 돌진해 1.6㎞가량 폭주하며 행인들을 덮쳤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현재 용의자인 알렉스 미나시안(25)을 체포해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CBC방송 등은 미나시안의 SNS 가입 정보를 인용, 그가 온타리오주 리치먼드힐에 거주하는 세네카대학 재학생이라고 전했다. 미나시안은 경찰과 대치하다 체포됐다.

사망한 우리 국민 2명과 중상자는 관광객이 아닌 캐나다 현지 거주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들 외 추가 사상자가 있는지 확인 중에 있다. 외교부는 “현재까지 공관 및 영사 콜센터로 연락이 두절됐다고 접수된 우리 국민 9명 중 6명의 안전이 확인됐고, 나머지 3명의 소재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토론토 총영사관은 영사들을 현장에 급파해 현지 경찰, 병원, 검시소 등을 일일이 방문하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핀치는 토론토 중심부에서 북쪽으로 14㎞ 떨어진 곳에 있는 번화가다. 유동 인구가 많은 월요일 점심시간에 벌어진 사건이라 인명 피해가 컸다. 특히 인근 지역에는 한인 상가들이 많아 한국인들이 자주 오가는 곳이다.

이번 사고는 1989년 몬트리올 공대에서 한 남학생이 14명의 여학생을 살해하고 자살한 사건 이후 캐나다에서 발생한 최악의 참극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특히 부상자들 가운데 5명은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여서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토론토에서는 이날부터 주요 7개국(G7) 소속 외무장관들이 오는 6월 퀘벡에서 열리는 G7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틀 동안 사전 회담을 진행 중이었다. 이 때문에 사건 직후 테러 가능성이 제기됐다. 지난해부터 영국 런던과 독일 베를린, 프랑스 니스 등에서 일어난 차량 돌진 테러와 수법이 비슷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토론토 경찰청의 마크 손더스 청장과 랄프 구데일 캐나다 공공안전부 장관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건을 국가 안보 상황과 연관지을 만한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은 용의자 미나시안의 정신 질환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미나시안 소유로 추정되는 페이스북 계정에 2014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묻지마 살인’을 저지른 엘리엇 로저의 영상과 함께 그를 지지하는 게시물이 올라와 있었기 때문이다. 로저는 당시 “여자들이 나를 무시했다”며 무차별 총격을 가해 6명이 사망하고 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장지영 권지혜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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