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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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예수-이경민] 스타들 얼굴부터 신앙까지 매만집니다

입력 2018-01-29 00:05:01
한국 최초 메이크업 아티스트 이경민씨가 지난 24일 자신을 회심케 한 장소인 서울 서초구 온누리교회 모자이크 예수상 앞에서 활짝 웃고 있다. 컴패션 제공
 
이경민씨(왼쪽)가 지난해 가수 바다씨의 결혼을 앞두고 서울 강남구 이경민포레 청담본점에서 야외 촬영을 위한 메이크업을 하고 있다. 이경민씨 제공


화장도 하고 헤어 스타일링도 하는 뷰티 숍인 서울 강남구 이경민포레 청담본점 4층 원장실 벽 한쪽에는 사람 얼굴만 한 십자가가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지난 24일 만난 이경민(54·여) 원장은 한국 최초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불린다. 이 원장은 연예인들과 함께하는 기도 모임을 주도할 때는 교회 언니가, 해외 가난한 어린이 14명을 후원할 때는 따뜻한 엄마가 된다.

이 원장이 회심한 건 2002년 12월 31일 밤 12시쯤이었다. 연예인, 예술가 등과 송년회를 하다 문뜩 ‘송구영신 예배를 보러 교회에 가자’는 생각이 들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정에 몸과 마음이 지쳐갈 때였다. 그는 “무작정 달려간 서울 서초구 양재동 온누리교회에 새겨진 거대한 모자이크 예수상을 바라보며 힘들고 답답한 마음이 눈 녹듯 풀렸다”며 “교회에 앉아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고 회고했다.

그날 집에 돌아와 잠을 청하던 이 원장은 영롱하고 맑은 목소리에 깨어났다. “이사야서 41장 10절 말씀”이라는 소리였다. 성경을 펴니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함이라”는 말씀이 있었다. 평소 메이크업을 자주 해주며 친하게 지내던 배우 신애라씨를 다음 날 찾아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다.

2005년에는 새벽 예배를 시작했다. 화장품 사업으로 한참 힘들 때였다. 전 세계에서 물건은 들어왔는데 백화점 입점을 못 했다. 3주기도가 끝나는 날 다행히 유명 백화점 여러 곳에서 프로모션할 기회를 준다는 연락이 동시에 왔다. 그때부터 이 원장은 자신을 찾아오는 연예인 등에게 하나님 알리는 일을 시작했다.

“연예인도 일반인과 같아요. 외롭고 어려운 일이 많답니다.”

연예인들은 이 원장에게 메이크업을 받으며 가정일과 어려운 일 등 마음속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놓는다. 이 원장은 이들과 함께 식사도 하고 친구처럼 지내며 그들을 신앙의 길로 인도하고 있다. 2005년부터는 연예인들과 함께하는 성경 공부를 주도하고 있다. 신애라 오연수 유호정 윤유선 이유미 이재룡 차예련 최지우 등 수많은 연예인이 그와 함께했다. 연예인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고생하는 선교사들이 결혼할 때면 이 원장은 직원을 시키지 않고 직접 메이크업을 한다.

이 원장은 신씨의 추천으로 시작한 국제어린이양육기구 컴패션 후원 활동에도 열심이다. 2005년부터 후원을 시작해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멕시코 볼리비아 등지의 어린이 14명을 후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엘살바도르의 하네 미론(18)양을 ‘후원 졸업’시켰다. 미론양이 자립할 때까지 13년 동안 후원한 것이다.

이 원장을 본받아 후원을 시작한 이들도 꽤 있다. 배우 나현희씨는 지난해 청담본점 매장 1층을 빌려 아동복 바자회를 열고 수익금 600여만원을 르완다 컴패션 어린이센터 빗물집수시설 설치에 후원했다.

“하나님 만나기 전에는 신경질적이고 자만했지만 지금은 감사함을 알게 됐습니다.”

한때 정신없이 바쁘고 갈급하기만 했다던 이 원장은 하나님 만나고 나서 그 기쁨을 전하는 일에 누구보다 열과 성을 다하고 있다. 특히 후원 어린이들과 소식을 주고받는 일이 무엇보다 즐겁다. 그는 “누군가 힘들 때 손이라도 잡아주며 예수님 모습을 닮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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