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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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째 ‘땅끝 이웃’ 난민 돌보는 시라큐스 한인교회 ∙∙∙ "교인 전체가 지역 선교사"

입력 2021-07-14 13:09:10
뉴욕 업스테이트에 위치한 시라큐스한인교회는 이 지역 난민을 돕는 '보아즈 프로젝트'를 14년째 펼치고 있다. 여름에는 닷새동안 '로다이 미션'을 전개하며 난민가정을 직접 방문해 선물전달과 기도로 하나님의 위로를 전하고 있다. (6.28-7.2에 열린 로다이 미션에 참가한 시라큐스 한인교회 교인들) 

시라큐스 인구 10%가 난민으로 구성
2007년부터 통역봉사 계기 난민사역 시작
로다이 미션(6.28-7.2)펼치며 타종교권 집중 전도


뉴욕주 업스테이트에 위치한 시라큐스(Syracuse). 시라큐스대학교을 비롯해 뉴욕주립대학교 계열 의과대학 및 환경과학대학 등 10여개 대학이 들어서 있어 흔히 교육의 도시로 생각하는 곳이다. 하지만 시라큐스는 사실 미국 내 대표적 난민정착 도시다. 인구 약 10%가 난민이다. 

이들은 미얀마와 부탄, 소말리아를 중심으로 이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아르메니아, 중국, 시리아 등에서 왔다. 

시라큐스는 타종교권 밀집한 미국 내 선교지

지난 2007년부터 14년 동안 이들에게 복음을 소개하며 미국의 정착을 돕는 한인교회가 있다. 사회취약계층은 물론 이방인들에게까지 도움을 줬던 구약성경 룻기의 보아즈 이름을 딴 ‘보아즈 프로젝트’(The Boaz Project)를 전개하고 있는 ‘시라큐스 한인교회’가 그 주인공. 
 
'로다이 미션'을 앞두고 선물패키지를 마련하고 있는 시라큐스 한인교회 로다이 미션 준비팀. 앞줄 우측 앉은이가 지용주 담임목사. 


이 교회 지용주 담임목사는 난민 대부분이 이슬람교와 힌두교, 불교를 따르고 있어 이곳 시라큐스야말로 복음을 전해야 할 선교지라고 밝힌다. 

“보아즈 프로젝트는 우리 교회가 보아즈가 되어 이방에서 온 난민들에게 참 피난처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전함으로써 열방이 하나님께 돌아오게 하는 사명을 이루어가는 사역입니다.”

컴퓨터 및 영어수업과 함께 복음 가르쳐 

보아즈 프로젝트는 난민들의 미국정착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봄 ∙ 가을 10주 과정의 컴퓨터수업과 영어수업을 운영하면서, 첫학기에는 ‘창조주 하나님’(창1:1), 두번째 학기에는 ‘구세주 예수그리스도’(요3:16)를 주제로 성경을 배운다. 미국정착에 필요한 가장 기초적인 학습과정을 익히면서 자연스레 복음을 받아들이도록 안내한다는 설명이다. 
 
'로다이 미션' 참가자는 난민가정 방문을 앞두고, 방문팀 전원이 모여 합심기도로 준비한다. 이들은 미션수행 5일 동안 매일 복음을 설명하는 옷으로 갈아입는다. '로다이 미션' 3일째 예수님의 십자가 대속의 피를 의미하는 '붉은색 셔츠'를 입었다. 
 
'로다이 미션' 4일 째 '죄사함과 용서'를 상징하는 '흰색의 셔츠'를 입고, 가정방문에 앞서 참가자 모두 기도하며 심방을 준비하고 있다. 


특별히 시라큐스한인교회는, ‘내 백성을 위로하라’(사40:1)는 주제 아래 지난 6월28일부터 7월2일까지 이 지역 난민가정을 직접 방문하며 선물전달과 함께 찬양과 기도로 영혼의 풍성함을 축복하는 ‘로다이 미션’(Lodi Mission)을 펼쳤다. 

지용주 목사는 올해 로다이 미션은 좀 특별한 과정을 거쳐 진행했다고 밝혔다. 방문할 난민가정 선택을 시라큐스 한인교회가 임의로 하지 않고, 난민 이민교회가 직접 선정해 추천하는 가정에 한해 방문키로 했다는 것. 

난민 밀집지역 ‘로다이 거리’ 중심 선교강화

그는 아프리카 자유감리교회, 시라큐스 미얀마침례교회, 코너스톤 크리스찬교회, 엘샤다이 에디오피아 복음주의교회, 시라큐스 친 크리스찬 미얀마교회 그리고 난민구호단체인 호프프린트(Hopeprint)를 통해 총 36가정을 소개받아 방문했고, 130여 어린이들을 만나 200명이 넘는 난민가족들을 방문하며 하나님의 위로를 전했다고 말했다. 

“목회자의 아들로, 미얀마를 떠나 태국에서 일하다 뇌암판정을 받은 후 미국에 와 치료받는 가운데 사별의 아픔을 경험하고 펜데믹으로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로다이미션으로 위로를 받았다는 간증부터, 이젠 쇠약해질대로 쇠약해진 난민어린이 여름캠프 때 늘 협조하던 미국인 노 부부의 환대, 그리고 앞을 보지 못하는 엘샤다이 에디오피아복음주의교회 목사의 축복기도 등 닷새동안 우리는 성령님의 감동으로 감사했습니다.” 
 
'로다이 미션' 참가자들은 앞을 보지 못하는 에디오피아교회 목회자를 위해 기도했다. 
 
미얀마 교회 목회자를 방문한 시라큐스 한인교회 교인들과 지용주 담임목사(우측두번째)가 최근 극심한 혼란을 거듭하는 미얀마를 위해 모은 헌금을 전달했다. 


지용주목사는 닷새동안 매일 두시간 이상 로다이 미션을 수행하는데 헌신한 교인들의 모습을 보고 큰 위로를 얻었다고 전했다. 

각각의 교인이 ‘지역 선교사’ 자격충분

지목사는 로다이 미션을 위해  교인들은 여러개의 그룹으로 나눠 각각 맡은 일들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방문할 가정을 미리 둘러보며 동선을 확인한다든지, 전달한 선물패키지를 사전에 옮겨놓는 일, 방문할 때 성경말씀을 읽고 축복기도하는 일 등 질서정연한 사역이 되도록 모두가 애썼다고 말했다. 특히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복음의 의미를 담은 색으로 옷을 통일한 것도 중요했다고 밝혔다. 

시라큐스 한인교회는 전체 교인이 어림잡아 120명 정도된다. 이 가운데 절반은 유학생들. 재정적으로 늘 빠듯한 형편이다. 그는 “무조건 퍼주는 사역을 감당하기에는 불가능한 교회”라고 말했다. 

그는 “그럼에도 한번도 재정이 없어서, 일할 일꾼이 없어서 해야할 사명을 못할 때는 없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난민이 불쌍해서 하는 사역이 아니라 땅끝까지 복음을 증거하라는 말씀 때문에 하는 것”이라며 “가야할 땅끝 이웃이 우리 곁에 와 있다”고 덧붙였다. 

윤영호 기자 yyh6057@kukminu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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