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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 증오폭력에 "한인사회 뿔났다" 한인단체들, 태스크포스(TF) 구성 대응

입력 2021-04-09 04:52:50
뉴욕한인회는 최근 한인 교계와 사회단체 대표자들을 초청해 아시안 증오범죄 공동대응을 위한 TF를 구성했다. 지난 5일 맨하탄 뉴욕한인회관에서 회의하는 한인단체장들과 이를 주요뉴스로 취재하는 한인 언론사들.


뉴욕한인회 주최 교계 및 권익 사회단체 총망라
온라인 문자방 개설해 의견 공유하며 대책 논의
한-흑 교류 ∙ 침묵시위 ∙ 아시아 역사서 보완 등


아시안 증오범죄와 폭력으로 한인 피해가 잇따르는 가운데 한인 사회단체와 권익단체, 교계단체가 공동대응을 위해 태스크포스(Task Force ∙ TF)를 구성했다. 

이들은 우선 ‘온라인 단체문자방’을 만들어 아시안 증오범죄 피해사실과 의견을 공유하도록 하는 한편 중장기 계획과 행동양식 등 일관된 행동메뉴얼을 통해 적극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뉴욕한인회(회장:찰스윤)는 지난 5일 뉴욕일원 종교지도자와 사회단체장 및 권익단체 책임자를 뉴욕한인회관에 초청해, 잇따르는 아시안 증오범죄에 대한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TF구성을 결정했다. 

이날 모임에는 찰스윤 뉴욕한인회장과 문석호 뉴욕한인교회협 회장을 비롯 손영준 뉴욕한인직능단체협의회 의장, 변종덕 21희망재단 이사장, 이주향 미동북부한인회연합회장,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 최윤희 뉴욕한인학부모협회장, 김영환 먹자골목상인번영회장 등이 참석했다. 
 
아시안 증오범죄 종식을 위해 TF구성을 마친 한인단체장들이 손을 들어 힘찬 연대를 선언하고 있다. (앞줄 좌측세번째부터)찰스윤 뉴욕한인회장, 뉴욕교협 회장 문석호목사, 장원삼 뉴욕총영사, 변종덕 21희망재단 이사장.


이밖에도 진 강 뉴욕한인변호사협회장, 김명미 뉴욕한인봉사센터(KCS)부회장, 김갑송 민권센터 국장, 김은경 퀸즈YWCA 사무총장 등 한인사회 주요단체 대표 및 실무대표가 참석했다. 장원삼 뉴욕총영사는 참관인으로 참석해 힘을 보탰다. 

이들 한인사회 단체장들은 피해상황이 발생할 경우 상황대처에 공동으로 참여한다는데 의견을 모았으며, 증오발언이나 증오범죄 및 폭력, 인종차별 등에 대한 대응메뉴얼을 보다 많은 한인들이 접할 수 있도록 적극 배포하기로 했다. 
 
이날 한인 각계 단체장들은 규탄행사와 침묵시위, 교과서 내 아시안역사 기술보완 촉구, 가해자 처벌 강화제안 등을 제안했다. 


앞으로 TF활동에는 한-흑 화합추진, 타민족 연대 규탄대회 및 침묵행진, 가해자 처벌위한 법적 조치, 교과서 내 아시안 역사기술 노력, 아시안 증오범죄 방지법안 지원 등이 제안됐다. 
뉴욕한인회는 조만간 뉴욕시와 뉴욕시경과 회의를 통해 이같은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한인피해 급증∙∙∙뉴욕시와 뉴욕시경 협의 예정

찰스윤 뉴욕한인회장은 “아시안 증오범죄로 피해를 입은 한인을 위해 프로그램 설치가 필요하다”고 제안하고 “이를 위해 각 단체들을 묶어 대응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면서 “지난 인구센서스와 투표참여 독려 활동의 경험을 살려 이번에도 좋은 결과를 얻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뉴욕교협 회장 문석호목사는 “미국이라는 나라는 애초 다민족 다인종사회로 구성된 나라”라고 전제하면서 “한인들의 피해에 대한 적절한 대응과 단합된 목소리를 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하지만 그와함께 타민족 타인종과 연합하고 협력하는 화합의 실천노력도 아울러 전개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교계에서는 문석호목사가 뉴욕교협 회장자격으로 참석해 강경대응과 함께 다민족 공존과 상생, 연대와 화해를 펼칠 실천프로그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뉴욕교협 회장 문석호목사 “강력대응과 함께 우호협력 실천해야”

종교계 대표로 이날 찰스윤 뉴욕한인회장과 장원삼 뉴욕총영사와 나란히 앉은 문석호목사는 “현재 아시안 증오범죄를 일삼는 가해자들의 면모를 보면, 정신적으로 심리적으로 정상적이지 않은 사람들이 대부분인 것 같다”고 설명하면서 “이번 사건을 좀 더 멀리 거시적으로 보아 한인의 권익에만 몰두하는 것처럼 비쳐지지 않도록 타민족과 협력하고 연대하는 우호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 것도 바람직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비정상적인 최근의 증오범죄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밝히는 것과 함께 타민족 커뮤니티와 교류하는 방안도 논의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존과 상생위해 타민족과 강단교류 제안할 것"

이날 모임이후 본지와 가진 통화에서 문석호목사는, 위의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아시안 증오범죄가 배후의 어떤 조직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면서 “과도한 대응 대신 ‘증오가 아니라 사랑이다(No Hate But Love), 우린 다르지만 하나다(We are different but We are one), 사랑만이 답이다(Love is Answer)’라는 문구로 화합을 유도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한인교회부터 타민족 타인종 교회와 강단교류를 통해 서로간 오해와 갈등을 불식하고, 공존과 상생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서로 공유하도록 교회부터 앞장서서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욕한인회는 아시안 증오범죄를 규탄한 흑인사회 지도자들의 잇따른 선언과, 인종정의위원회를 구성하며 인종차별 근절을 선언한 빌 드블라지오 뉴욕시장의 지침발표 그리고 인종폭력에 대한 무조건적 구속과 처벌을 약속한 뉴욕경찰(NYPD) 및 뉴욕지역 정치인들의 선언을 이끌어내며 한인동포의 안전을 위해 방안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윤영호 기자 yyh6057@kukminu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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