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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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의 열매]김재열 뉴욕센트럴교회 담임목사(4)사흘연속 예수님이 열차기관사 되신 환상이

입력 2020-11-17 09:17:33
김재열목사가 1966년 기도 중에 봤던 환상을 직접 그림으로 그렸다. 전속력으로 달리는 열차의 기관사가 예수님인 환상이다. 


서울 집에 왔는데 학교도 못가고 직장도 못 얻고 있었다. 교회 외에는 시간을 쏟을 데가 없었다. 새벽종을 치고 기도회를 마치면 집에서 밥을 먹고 다시 교회로 가서 청소했다. 교회 다니는 옆집 아주머니가 이런 제안을 했다.

“김 선생, 우리 동네에 영락교회 다니는 권사님이 계신데, 거기 가서 기도해봐. 그러면 길이 열릴 거야.”

가정집에 가보니 중년 여성 10여명이 모여있었다. 간절히 기도하는 분위기였다. “안수기도를 받으러 왔군요. 가운데 누워서 기도 받으세요.” 나 혼자 남자인데 방 한가운데 누우려니 쑥스러웠다.

옆집 아주머니 제안에 안수기도 받던 중
형형색색의 환상이 펼쳐지기 시작


그런데 기도를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형형색색의 환상이 펼쳐지기 시작하는 게 아닌가.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손가락을 움직일 수 있었다. 옷을 챙겨서 나가려는데 권사님이 물었다. “혹시 보이는 것 없었어요.” “없었어요.” 창피한 마음에 얼른 나왔다.

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기도하러 갔는데 환상을 봤다. 누런 벼가 끝없이 펼쳐진 들판을 봤다. 피난 열차에 사람들이 많이 타고 있었는데, 전속력으로 달리고 있었다. 열차가 어떻게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갖고 달리나 봤더니 열차 기관사가 예수님이셨다.

“뭐 보이는 게 없어요.” 셋째 날은 거짓말할 수 없었다. 자초지종을 이야기했다. 권사님이 입을 열었다. “주의 종이 될 환상이구먼.”

영적 깊이는 더했지만, 현실은 갈수록 초라해졌다. 가세는 더욱 기울었다. 당시는 청계천 철거민을 서울 상계동과 경기도 성남으로 강제이주시키던 시절이다. 옥수동에서 상계동 수락산 밑자락 판자촌으로 이사를 했다. 말이 월세방이지 나무 칸막이로 방 하나, 부엌 하나를 만든 허름한 움막이었다.

1966년 노원성결교회에 출석했는데, 교회 주변에 영육의 문제를 지닌 병자들이 참 많았다. 목사님을 도와 환자 심방에 나섰다. 불쌍한 환자를 보면서 기도하는데 손에서 수만 볼트의 전기가 나가는 것 같았다. 기도만 해주면 오뚝이같이 배가 팽팽하고 얼굴이 새까만 사람도 치유가 돼서 교회에 출석하는 역사가 일어났다. 그때 치유의 은사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교회 주변에는 특히 귀신들린 사람이 많았다. 옆집 처녀 중 하나는 귀신에 들려 옷을 벗고 동네를 돌아다녔다. 수건으로 몸을 감싸서 교회에 데리고 와 귀신을 내쫓았다.

깡패였던 처녀의 오빠는 교회가 자기 동생에게 험한 짓을 했다며 돌을 던지고 욕설을 퍼부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깡패 오빠도 회개하고 교회에 출석하는 역사가 일어났다.

하루는 치과의사인 미국인 선교사 부부가 교회를 찾았다. 통역을 해주며 정성껏 사역을 도왔다. 선교사 부부가 사역을 마치고 교회를 떠나면서 이런 말을 했다.

“미스터 김, 당신은 무엇을 하고 싶습니까.” “친구는 다들 대학생이 됐습니다. 대학에 진학해 공부하고 싶습니다.” “오, 그렇군요. 우리가 기도해 주겠습니다.”

7개월 뒤 미국 선교사님으로부터 편지가 왔다. “서울 아현동 아현성결교회 내 선교사 주택으로 오십시오.” 찾아갔더니 선교사님이 종이 한 장을 내밀었다.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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