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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온라인 가정예배 시행하는 허연행목사의 ‘회복력(Resilience)‘

입력 2020-03-16 11:00:34
15일 주일부터 4월12일 주일까지 한시 적용…무너진 가정제단 회복의 기회로
 
교회설립 45년 역사상 처음 온라인예배를 드린다는 허연행 담임목사는 가정예배를 받기 원하시는 하나님의 특별한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온라인으로 드린 예배설교(흩어지는 사람들/행8:1~3)에서 병 속의 물과 컵 속의 물은 담는 그릇만 다른 동일한 물이라며 예배와 예배형식의 차이를 설명했다. 프라미스교회 홈페이지 갈무리. 


코로나19바이러스 사태가 확산되며 한인교회에도 비상이 걸렸다. 500명 이상 및 공간 수용가용 인원의 50%이상 집회 금지를 내용으로 발표된 행정명령 때문이다. 뉴욕프라미스교회는 최근 [성도님께 드리는 안내문]을 통해 집회금지령이 해제되는 4월12일 주일까지 주일과 금요, 새벽예배 모두를 온라인예배로 전환한다고 전하고, △가급적 교회건물 출입을 삼갈 것 △교회차량 운행 중단 등을 골자로 하는 안내문을 긴급 발송했다. 안내문에서 허연행 담임목사는 “온라인 예배라고 하여 예배가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단언하면서 “각 가정에서 주일예배는 엄수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 가정예배 시행과 관련, 허연행목사가 기고한 글 ’회복력(Resilience)‘을 싣는다 / 편집자 주 

수년 전부터 ‘회복력’ 또는 ‘회복 탄력성’이란 말이 부쩍 많이 회자되고 있다. 영어 단어 Resilience의 번역인데, ‘원래 제자리로 돌아오는 힘’을 일컫는 말이다. 예를 들어, 축구공을 바닥에 떨어뜨리면 다시 튀어 오른다. 그런데 유리컵을 땅에 떨어뜨리면 금이 가거나 깨져서 쓰지 못하게 된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어떤 사람은 자신에게 시련이 닥치면 쉽게 좌절하고 주저앉아 일어나지 못한다. “긍정적으로 생각해야지”라고 마음먹어 보지만 정작 계속 우울의 늪으로 빠져든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똑같은 상처와 도전을 받아 넘어졌는데 곧바로 툭툭 털고 다시 일어선다.

이처럼 역경과 고난을 이겨내는 힘의 정도는 사람마다 다른데, RQ 즉 ‘회복 탄력성 지수’가 특별히 높은 집단이 '크리스천'이라고 알려져 있다.
 
허연행목사는 최근 계속되는 바이러스 확산과 온라인예배 전환에 대해 "어색한 가정에서라도 예배를 드리도록 하여 가정을 제단으로 회복하게 하신다"며 가정 신앙중심성 회복을 거듭 강조했다. 

떨어지면 ‘튀는 공’ 그러나 유리컵은 산산조각 깨져
누구나 닥치는 시련 속에서 그 결과는 사람마다 제각각
역경 이겨내는 ‘회복 탄력성지수’RQ 높은 그룹은 크리스천


한국인 중에 RQ가 높은 대표적 인물을 든다면 단연 홍수환 선수일 것이다. 그는 1977년 파나마의 복싱 영웅 헥토르 카라스키야 선수와 WBA 주니어페더급 초대 타이틀을 걸고 맞붙었다. 당시 상황은 매우 불리했다. 장소가 적진인 파나마인 데다가, 카라스키야 선수는 당시 11전 11승 11KO를 구가하는 강펀치의 소유자였다. 그가 홍수환을 상대로 2라운드에서만 4차례 다운시켰을 때 경기가 싱겁게 끝나는 듯싶었다. 

그러나 홍수환은 놀라운 투지로 오뚜기처럼 일어서고 또 일어섰다. 그러다가 3라운드에서 회심의 왼손 레프트 훅 한 방으로 전세를 뒤집더니 결국 기적과 같은 KO승을 거두면서 '4전 5기'의 신화를 만들어냈다. 

강력한 회복 탄력성지수 대표인물 홍수환 선수의 4전5기 

이 소식은 당시 국민들에게 ‘넉다운은 있어도 넉아웃은 없다’는 강한 메시지와 함께 큰 감동과 격려를 선사했다. 똑같은 상황에서 한 선수는 4회나 넘어졌지만, 다시 일어나 결국 승리했고, 한 선수는 한번 넘어진 다음 다시 일어나지 못하여 결국 지고 말았던 것이다.
 
뉴욕프라미스교회 온라인예배에서 유년부 기관 어린이들이 영상을 통해 예배에 참여하고 있다. <뉴욕프라미스교회 교육부 제공>
 
이번 온라인 영상예배가 진행되는 동안 부모들의 지도로 각 가정의 자녀들이 예배에 참여할 수 있었다. <뉴욕프라미스교회 교육부 제공>  


크리스천이란 결코 한 번도 넘어지지 않는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n번 넘어져도 n+1번 다시 일어나는 사람이다. 붙잡아주시는 하나님의 손이 있기 때문이다.

잠언 24:16에 “대저 의인은 일곱 번 넘어질지라도 다시 일어나려니와 악인은 재앙으로 말미암아 엎드러지느니라”는 말씀은 매우 적절하다.

하나님의 손은 우리가 n번 넘어져도 n+1 다시 일으키는 능력

이번 코로나19 감염사태는 분명 '재앙'이다. 그런데 규모가 큰 재앙에는 반드시 영적 메시지가 있기 마련이다. 더욱이 국지적 전염병에서 글로벌 역병(Global Pandemic)으로 번질 때에는 더욱 그러하다. 

뉴욕프라미스교회는 15일 주일부터 전 교인이 온라인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다. 45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왜 이런 상황을 허락하실까? 왜 이런 방향으로 몰고 가실까? 크게 두 가지가 떠 오른다.
 
이번 온라인 영상 가정예배는 컴퓨터 외에 휴대폰을 통해서 진행됐다. 고등학생 자녀와 부모가 함께 드리는 예배(좌측). <뉴욕프라미스교회 교육부 제공>


첫째는 1,200석이나 되지만 텅 비어 있는 예배당을 바라볼 때 “유럽의 예배당이 이렇겠구나”하는 생각에 모골이 송연할 것 같다. 한때 예배자들로 가득 찼고, 한 시대 선교 지원자들이 차고 넘쳤던 영국의 대형 예배당들이 나중엔 젊은이들이 다 떠나고, 어린이들 다 놓치고, 노인만 몇 사람 지키고 있거나 건설업자들에게 매각되어 아파트나 디스코텍으로 개조된 곳이 많다고 하지 않은가! “우리도 여차하면 이렇게 되겠구나”하는 시청각적 경고를 우리에게 주시는 것이다.

가정을 예배의 제단으로 다시 회복케하시는 하나님의 지혜

둘째는 가정의 ‘신앙 중심성 회복’이다. 우리는 15일 주일부터 익숙한 예배당에서가 아니라 어색한 가정에서 예배를 드리게 된다. “하나님께서 각 이민 가정에서 온 가족이 모여 예배하는 모습 보기를 얼마나 원하셨으면, 그런데 그동안 우리가 얼마나 이 일을 등한히 했으면 하나님께서 이런 특별한 방법으로라도 하게 하실까”하는 생각에 얼굴이 붉어진다. 어느새 극장(theatre)으로 변해버린 이민 가정이 다시 제단(altar)으로 회복되기를 간절히 바라시는 것이다.

사람의 위기는 하나님의 기회다. 이번 사태는 어떤 이들에게는 생각의 근육, 영적 맷집, 믿음의 담력을 키우는 절호의 찬스가 될 것이다. 반면에 어떤 이들에게는 두려움에 사로잡힌 나머지 자빠져 일어서지 못하는 재앙 그 자체가 될 것이다. 

"위기의 시대에 믿음의 담력 키우는 영적 기회되어야"

나는 어느 쪽인가? 우리는 어디에 속할 것인가? 각자의 선택이다. 그리고 그 선택에 따라 이 풍랑이 지난 후 우리 내면의 모습은 매우 달라져 있을 것이다. 우리 모두 IQ나 EQ에서는 좀 떨어져도 홍수환 선수처럼 RQ에서 높은 점수를 얻기를 소망해본다. 그래야 살 수 있는 세상이 왔기 때문이다. 하나님이여! 생이여! / 뉴욕프라미스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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