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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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테말라 쓰레기 마을에 ‘복음 생명나무 심기 7년’ 이종호 · 신재희 부부선교사

입력 2020-02-07 13:50:15
2일 뉴욕효신장로교회에서 주일예배 인도하며 ‘쓰레기 마을의 변화’ 소개
 
뉴욕효신장로교회 문석호 담임목사는 총신대학교 교수 당시 학생이던 이종호 선교사(우측)를 만나 과테말라 쓰레기 마을 복음전도 상황을 들었다. 


“한마디로 엉망입니다. 치우지 않은 옷가지들, 어디에도 사용할 수 없을 것 같은 물품들이 뒤엉켜 여기저기 쌓여 있습니다. 이런 곳에서 아이들이 먹고 자고 성장합니다. 어릴 때부터 익숙해서인지 이들이 성장하면 부모가 하던 그대로 똑같이 따라서 합니다. 가난한 삶의 대물림이 이루어지는 겁니다. 하지만 복음이 이들의 삶을 하나씩 바꾸는 모습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멕시코와 니카라과 사이에서 중미의 중요한 관문인 과테말라에서 자비량 선교사로 사역하는 이종호 · 신재희 선교사 부부. 이들은 과테말라 소나뜨레스에 있는 쓰레기마을에서 7년 동안 복음을 전하는 특별한 사역자들이다. 
 
과테말라 쓰레기 마을에 사는 아이들의 모습. 갓난아기는 열악한 환경에서 누워자며 각종 질병에 노출된 상태다. 


문맹률 높아 성경 읽지 못하고 가난 악습 이어져
미래 희망없이 지내며 인생 낭비하는 젊은층 대부분
7년간 이어진 복음사역으로 미래희망과 삶의 의미 회복


지난달 16일 미국 샌디에고에 도착한 이후 워싱턴, 뉴저지 등 한인교회들을 돌며 과테말라 쓰레기마을의 열악한 실상을 알리는 가운데, 지난 2일 뉴욕효신장로교회(담임:문석호목사) 주일예배에서 가난한 자에게 전해진 복음이 그들을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바꾸어 내는 능력을 자신의 간증과 함께 소개했다.  

“생활환경이 열악하다 보니 각종 질병에 시달립니다. 일반 가정에서 사용할만한 약품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품목입니다. 또 아이들이 사용할 학용품 그리고 이들을 가르치고 예배할 수 있는 다목적 선교센터가 절실합니다.”

기술 가르쳐 삶의 책임감과 가정의 중요성 회복

이종호 · 신재희 선교사 부부가 집중하는 사역은 ‘쓰레기마을 사역’과 ‘신학포럼 사역’ 두 가지다. 현지인 목회자와 교회지도자들과 함께 성경을 연구하는 모임이 ‘신학포럼 사역’인 반면, ‘쓰레기마을 사역’은 어린이 성경공부, 문맹퇴치를 위한 글자교육과 직업훈련, 의료사역 및 방역, 기독교서적을 읽도록 하는 도서관 사역 등 쓰레기 더미에 묻혀 사는 주민을 위한 사역들이 대부분이다. 복음은 건강한 삶이 주는 행복과 관련 있음을 가르치는 것이다. 
 
가난하고 어려운 환경이지만 이종호 선교사는 복음이 끌고가는 곳으로 달려가 청소년들에게 미래희망을 가르친다. 
 
젊은이들에게 직업교육을 실시하는 이종호 신재희 선교사 부부는 두명의 미용사를 배출해 인근 마을에 미용실을 내도록 안내했다. 쓰레기 마을 아이들에게 봉사하고 있다. 


“글자를 몰라 성경을 읽지 못합니다. 쓰레기 마을 출신으로는 취직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희 부부는 글자교육을 시작해 성경구절을 암송하도록 했고, 이미용 기술을 가르쳐 삶의 질을 높이도록 했습니다.”

선한 이웃선교회 설립해 쓰레기마을 변화 이끌어

‘선한 이웃선교회’를 설립하며 현재 과테말라 쓰레기마을 사역에 집중하는 이들 선교사 부부는 지저분 그 자체로 살던 이들이 지금은 스스로 방을 청소하고 마당도 쓸며 깨끗한 환경조성에 한 두 사람씩 나서고 있다고 보람차 했다. 
 
지난 2일 뉴욕효신장로교회 주일예배에서 사역을 소개하고 간증하는 이종호 선교사.


또 힘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던 청소년과 청년들 역시 성경구절 암송과 마을에 함께 산다는 공동체 의식을 갖기 시작한 다음부터 서서히 변화되는 모습을 목격하고 있다고 전했다. 

“절대로 이것은 우리 부부가 하는 일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을 증거하는 것입니다.” 이들은 행여 자신들의 선교사역이 자랑이 될까 매우 조심스러워했다. 

섬유질로 변하는 폐 질환 불구 복음전도 사명 확고

이들이 사역하는 과테말라 소나뜨레스는 해발 1,600m에 이르는 고지대다. 현재 60대 초반인 이종호 선교사는 폐가 섬유질로 변하는 희귀병을 앓고 있다. 폐가 점점 굳어지는 병이다. 그에게 고지대는 그 자체가 고통이다. 그럼에도 이 사역을 포기할 수 없다. 복음 전하는 일을 멈출 수 없다고 거듭 말할 뿐이다. 

뉴욕효신장로교회 문석호 담임목사와는 사제지간이다. 늦깎이 신학생으로 30대 중반에 총신대학교에 입학한 이래 25년이 지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짐바브웨에서 3년, 과테말라에서 7년을 사역 중인 이종호 신재희 선교사 부부. 부족한 의약품과 다목적 선교센터 시설마련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문석호 담임목사는 교수 시절의 일화를 소개했다. 

“이종호 선교사는 자신도 어려운 상황에서 자신이 내야 할 등록금을 자신보다 더 어려운 학우를 위해 대납했습니다. 결국 자신의 등록금을 내지 못하게 돼 제적 위기까지 당했는데, 학교 교수회의에서 이종호 선교사의 생활배경을 알고 잘 해결한 적이 있습니다. 참 마음 자체가 따뜻한 사람입니다.”  

자신이 낼 등록금 다른 학우 대납…제적위기 몰리기도

짐바브웨에서 3년 그리고 과테말라에서 7년째 자비량으로 사역 중인 이종호 · 신재희 선교사 부부에게는 쓰레기 마을 주민들의 건강을 위한 약품이 절실하다. 또 아이들 교육과 복음을 가르칠 다목적 선교센터가 필요하다. 

문석호 목사는 이들 부부선교사 사역을 이렇게 설명했다. 

“1800년대 말경 선교사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병원과 학교가 세워졌습니다. 당시 대부분이 글자를 모르는 상황에서 선교사들은 성경을 읽히려고 학교를 세운 것이지요. 그들의 헌신 덕분에 한국은 지금 1위 미국 다음으로 세계 선교사 파송 2위 국이 됐습니다. 대단한 일입니다. 쓰레기 마을에서 사역하는 이분들 역시 우리가 받은 것을 그대로 전하고 있는 분들입니다.”  

윤영호 기자 yyh6057@kukminu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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