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전체메뉴보기 검색

[겨자씨] 손모아장갑

입력 2021-06-04 16:35:02


열두 살 때쯤, 어김없이 들려오는 교회 종소리에 잠을 깼습니다. 5시에 시작하는 새벽기도에 늦지 않으려고 집을 나서는데 어머니가 조용히 불렀습니다. “아가! 손에 끼고 가렴!” 털실로 뜬 손모아장갑이었습니다. 추운 겨울, 교회로 향하는 발걸음이 행복했습니다. 어머니 손을 잡고 함께 걷는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어머니의 따뜻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광야를 걷던 이스라엘 백성은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모세의 인도를 따랐습니다. 일용할 만나와 구름기둥, 불기둥이 그들과 함께했습니다. 하나님은 은혜로 그들을 감싸고 손잡아주신 것입니다.

우리는 삶의 모든 일을 주도적으로 하고 싶어 합니다. 어려움이 생기면 필요한 만큼의 도움만 하나님에게 구하고 상관하지 말라고 합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우리 손에 손모아장갑을 끼워 주십니다. 힘든 세상 혼자 가지 말고, 주님이 내민 은혜의 장갑을 끼고 함께 가면 어떨까요.

전담양 목사(고양 임마누엘교회)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