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전체메뉴보기 검색

[바이블시론] ‘선한 영향력’의 새해 되자

입력 2021-01-14 12:10:01


신축년 새해는 흰 소의 해다. 흰 소가 근면·성실·다산을 상징하고 있어 여느 해보다 새해에 거는 기대가 크다. 2020년이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으로 고통과 신음의 한 해였다면 2021년은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치료제가 나와 본격적인 치유와 회복의 한 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코로나만 치유되는 게 아니라 국내외 경제도, 일상 생활도, 예배도 모두 회복되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 또한 2021년은 달라진 환경이나 제도, 바뀐 문화 등으로 국내외 경제 질서나 사회 전반 시스템이 리셋(reset)되는 변곡점의 해가 될 것이다. 팬데믹 1년이 파괴적 혁신 수년을 앞당겨 많은 변화를 초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의 목적이 이윤 창출이고 정당의 목적이 정권 창출이라면 교회의 목적은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쳐 예배와 기도에 힘쓰고 교제와 나눔을 통해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선교에 있다고 하겠다. 지난해 말 어느 기업이 신문에 전면광고를 냈는데 카피 문구가 ‘선한 영향력’이었다. ‘마스크를 챙기는 오늘이 그리운 일상을 하루빨리 되돌리는 타임머신이 될 수 있게’ ‘서로를 배려하는 선한 영향력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기업을 광고하는 데 제품 소개는 하지 않고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일에 앞장서서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기업이 되겠다는 문구여서 가슴에 와 닿았다. 주요 기업의 경영 핵심 키워드가 환경·사회·지배구조(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가 되는 이유가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정치에는 문외한이지만 정당들이 국가를 위해, 국민을 위해 일한다고 하면서 서로 편을 갈라 싸우기만 해서 국민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현실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치유와 회복과 선거의 새해에 정당들이 리셋해야 할 실천 과제는 무엇일까를 소시민 입장에서 생각해 본다. 기업이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지만 선한 영향력을 갖고 경쟁하고자 하듯 정당들도 정권 창출을 위해 존재하지만 선한 영향력을 이 사회와 국민에게 끼치면서 본연의 역할을 수행해 나갈 수는 없는 것일까.

교회야말로 새해에는 더 큰 선한 영향력을 세상에 나타내며 치유와 회복, 화해의 역할로 리셋돼야 한다. 특히 한국 교회는 외형적 성전의 공중 예배가 중시돼 왔는데 이번 코로나 사태를 통해 “두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그들 중에 있느니라”(마 18:20) 말씀처럼 인터넷을 통해 비대면으로 예배하는 디지털 세상을 경험했다. 새해에 코로나가 완전 치유돼 종전 모습을 회복하기를 기도하지만 장차 교회는 성도들이 모이면 좋지만 흩어져도 흔들림 없는 공동체가 됐으면 좋겠다. “그 흩어진 사람들이 두루 다니며 복음의 말씀을 전할새”(행전 8:4)처럼 핍박의 시기는 성도들이 흩어져 오히려 복음을 전하는 기회가 됐음을 성경은 상기시키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교회나 크리스천들이 선한 영향력을 행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 친환경 운동을 실천하며 교회 주변에서부터 솔선할 수 있는 작은 일은 무엇일까? 급증하는 노령인구를 위해 우리가 직접 나서서 도와드릴 수 있는 일은? 저출산 시기에 새로 태어난 아기들을 위해 교회가 나설 일은? 동성애법 낙태법 등의 법제화 움직임에 따른 우리의 자세는? 코로나로 자립 기반을 더 잃게 된 미자립교회나 선교 사역지를 내가 도울 수 있는 방법은? 교회가 앞으로 추진해 나가야 할 디지털 선교 사역의 방향은? 새해에 교회나 크리스천들은 이 같은 질문들에 대해 각자에게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세밀히 듣고 우리의 행실을 통해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영광을 드리는 한 해가 되자.

윤만호 EY한영 경영자문위원회 회장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