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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방위비 협상 깨지면 주한미군 감축 배제못해”

입력 2020-06-30 04:10:01


미국 싱크탱크인 애틀랜틱카운슬의 로버트 매닝(사진) 선임연구원은 28일(현지시간)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무엇을 할지 예상하기 힘들다”면서 “올해 11월 미 대선 이전에 주한미군 6000명 감축 계획을 밀어붙여도 놀랄 일이 아니다”고 전망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을 포함한 해외 주둔 미군의 귀환 문제를 대선 이슈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는 매닝 선임연구원과 두 차례에 걸쳐 이메일 인터뷰를 진행했다. 매닝 선임연구원은 미 국가정보국의 국장실(ODNI) 선임전략가로 활동했으며 국무부의 정책기획 분야에서도 일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에 대한 방위비 인상 압력을 어떻게 보는가.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에는 (한국을) 보호하는 비용과 한반도 위기는 별개 문제다. 그는 동맹을 거래적 관점에서 보고 있으며 미군을 통해 이익을 얻기를 원하기 때문에 한국에 불가능한 액수의 방위비 분담금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감축까지 밀어붙일 것으로 보는가.

“만약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주한미군 감축까지도 배제할 수 없다. 미 대선이 있는 11월 이전에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6000명 감축 계획을 밀어붙여도 놀랄 일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외 주둔 미군을 거래적 관점뿐만 아니라 대선 전략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는 ‘아들들(미군)을 집으로’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해외 주둔 미군의 미국 귀환을 대선 이슈로 만들고 있다.”

-대북 제재 완화에 대한 입장은.

“나는 북한이 대북 제재를 완화할 수 있는 어떠한 명분도 제공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북한의 호전적인 행위들은 오히려 대북 제재를 강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낳고 있다. 김정은과 그의 여동생(김여정)은 남북 협력을 확대할 수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많은 제안에 응답할 기회들이 있었으나 그들은 다른 길을 선택했다.”

-북한이 미 대선을 앞두고 미국을 겨냥해 도발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어떻게 대응할 것으로 예상하는가.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 북한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을 선호하면서 북한에 대한 언급을 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핵실험 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재개하는 경우에 한해 미국은 대응 압박을 느낄 것이다. 미국이 핵무기를 사용할 준비가 갖춰진 나라에 대해 (핵시설 등 표적을 겨냥한) 외과 수술식 타격을 선택할 수 있을지에 대해 확신은 없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인물이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이 남북·북미 관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나는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남북 대화에서 북한의 태도는 달라지지 않았다고 본다. 북한은 남한으로부터 최소 비용으로 많은 것을 얻어내려고 하며 한·미 관계를 이간질하려고 애썼다. 그리고 보상이 부족하다고 느낄 경우 남한을 압박했고 호전적인 모습을 보였다. 북·미 관계도 마찬가지다. 특히 미 외교의 전략적 측면에서 볼 때 볼턴 회고록에서 놀랄 만한 새로운 내용은 없었다. 그저 트럼프 대통령의 무책임한 행동이 좀 더 자세히 부각됐을 뿐이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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