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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中 리그로? 김연경 진로 ‘코로나 변수’

입력 2020-04-17 04:05:01
김연경(32·터키 엑자시바시)이 2018년 12월 10일(한국시간) 중국 저장성 사오싱에서 열린 2018 세계여자배구클럽챔피언십 3·4위 결정전에서 브라질의 프라이아를 상대로 포인트를 올린 뒤 환호하고 있다. 엑자시바시는 프라이아를 세트스코어 3대 0으로 물리치고 3위를 차지했다. 신화뉴시스


김연경(32·터키 엑자시바시)이 뛸 팀은 어디가 될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유럽 배구리그가 ‘올 스톱’ 되면서 세계적인 배구 스타 김연경의 선택지가 마땅찮다. 유럽 무대를 떠나 다시 중국 무대를 노크할 거란 관측이 나온다.

국제 배구 소식을 전하는 ‘월드오브발리’는 16일 “터키 엑자시바시는 주전 선수를 잃을 가능성이 높다. 김연경이 베이징의 제의를 받아 중국 무대로 복귀할 것”이라고 전했다.

2018년 5월 엑자시바시와 2년 계약을 체결한 김연경은 국제이적동의서(ITC)의 기한 만료가 다음달 15일까지다. 그럼에도 3월 중순 중단된 터키 리그는 재개될 기미가 없다. 급하게 재개가 결정돼 김연경 등 해외 선수들이 다시 팀으로 복귀한다 해도 2주 동안 자가격리를 해야 해 남은 플레이오프, 컵대회, 챔피언스리그 일정을 약 2주 내에 치러내야 한다. 사실상 재개가 불가능해 아예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구단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도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터키 내 코로나19 사망자는 15일 기준 1403명이다. 터키를 포함해 이탈리아 등 유럽은 배구리그가 활성화된 곳이지만 현재 코로나19 때문에 김연경이 가기 어렵다. 그렇다고 해서 코로나19가 진정세인 한국으로 복귀하는 것도 쉽지 않다.

한국배구연맹(KOVO) 규정상 선수는 6시즌을 뛰어야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그러나 김연경은 4시즌만을 뛰고 해외로 진출했다. 구단과의 분쟁 끝에 FIVB의 2014년 결정으로 해외에선 FA 지위를 획득했지만, 국내 복귀는 다르다. 2013년 7월 KOVO는 이사회와 상벌위원회의 결정 등을 통해 김연경이 복귀할 경우 2시즌 동안 친정팀 흥국생명에서 뛰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올 시즌 김연경이 흥국생명에서 뛰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지난 1월 대표팀에서 얻은 복근 부상으로 연봉이 깎이기 전까지 김연경 연봉 수준은 세전 2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V-리그 여자부의 다음 시즌 샐러리캡은 23억원이다. 흥국생명은 국가대표 쌍둥이 듀오 이재영(24)·이다영(24) 자매를 잡기 위해 그 중 10억원을 이미 소비했다. 김연경이 연봉을 대폭 깎는다 하더라도 다른 선수들의 계약까지 고려한다면 사실상 V-리그에서 뛰는 건 불가능하다.

일본은 코로나19 상황이 악화일로여서 김연경의 유력한 선택지로 중국이 꼽힌다. 중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5일 기준 46명에 그쳤다. 김연경은 2017년 상하이에서 활약한 적이 있고, 1년 연기된 도쿄올림픽을 위한 체력 관리를 위해서라도 보통 5월에 시즌이 종료되는 유럽이 아닌 11월~3월 시즌이 진행되는 중국 리그가 적합하다.

김연경 에이전트사 아이엠컨설팅 관계자는 “예전에는 급여나 리그 수준만 고려해 계약하면 됐지만 지금은 코로나19에 따른 안전 문제, 1년 밀린 올림픽을 어디서 대비할지 등 따져봐야 하는 것들이 많다”며 “선수 의견이 가장 중요하기에 15일 귀국 후 자가격리 중인 김연경이 컨디션을 회복한 뒤 행선지를 구체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가장 빠르고 금액적으로도 유리하게 결정할 수 있는 곳은 중국이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계약은 없다”며 “시간을 두고 코로나19가 해소되길 기다린다면 유럽도 행선지로 고려될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덧붙였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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