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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자 의학상식] 맞춤치료법 찾으면 치질 고민 끝

입력 2020-02-09 18:40:01


항문에 가장 많이 생기는 병이 속칭 치질로 불리는 치핵이다. 성인 남녀의 20~50%가 치핵을 갖고 있거나 가진 경험이 있다는 얘기도 있다.

치핵이 생기면 배변 시 피가 묻어난다든가, 부어오르며 통증이 생긴다든가, 배변 후 항문에 뭔가 끼어 있는 것 같은 불쾌감이 느껴진다. 하지만 이런 증상이 있다고 해도 많은 경우 따뜻한 물로 좌욕을 하거나 약물이나 연고 등의 치료로 증세가 호전된다.

수술은 이 같은 보존적 치료만으로 좋아지지 않거나 낫는 듯싶다가 증상이 다시 나빠지기를 반복할 때 필요하다. 치핵이 상 커졌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아서다. 문제는 여러 가지 수술법 중 어떤 것이 자신에게 알맞은 것인지 알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치핵 제거 수술이 필요할 때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올바를까.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치질 수술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살펴보는 일이다. 궁금증이 풀릴 때까지 수술을 해줄 의사에게 어떤 방법이 자신에게 알맞은 방법인지 꼬치꼬치 캐물어 봐야 한다.

치핵 수술은 크게 세 종류로 나눌 수 있는데, 치핵을 근본적으로 제거하는 치핵 절제수술이 가장 보편적인 치료법으로 꼽힌다. 이어 원형문합기(PPH)라는 기구를 활용하는 방법과 고무결찰, 혈관결찰, 지온주사 응고요법 등으로 치핵을 떨어트리는 수술법이 있다.

이 가운데 최적의 개인맞춤 수술법을 찾는 과정은 마치 자동차를 고를 때 세단과 SUV, 스포츠카를 놓고 뭐가 더 좋을지 고르는 상황과 유사하다. 모든 상황에 다 우월한 딱 한 가지 방법은 없기 때문이다.

어떤 수술법을 사용하는 것이 좋을지 치료수단을 선택하는 기준도 이와 다르지 않다. 환자의 치핵이 어떤 부위에서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지를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수술이 필요한 치핵 환자들은 대부분 항문 부위의 모세혈관과 점막이 늘어져서 이상 증상을 겪게 되는데, 이때는 치핵을 뿌리째 제거할 수 있는 치핵근본절제술이 효과적이다.

다음으로 치핵 환자의 10~20% 정도는 항문 직장 부위의 점막이 늘어져 밀려 나오는 증상이 주된 문제다. 이런 경우는 PPH 봉합기를 사용해 치핵을 도려내는 수술이 바람직하다. 증상이 그다지 심하지 않은 초기 치핵의 경우엔 고무결찰술이나 혈관결찰술 또는 지온주사요법 등으로 떼어 내는 것이 좀 더 간편하고도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보험급여 문제라든가 치료 약물의 수입 중단 등으로 인해 많이 시행되지 않아 안타까운 측면이 없지 않다.

각 치핵 수술에 대한 부작용 문제도 실펴야 한다. 수술 후 1~2 주 이내에는 통증이라든가 출혈 등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고, 수술 몇 개월 후 뒤늦게 배변 곤란이나 회음부 이상 감각 등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절제 수술은 수술 직후의 통증이나 출혈 빈도가 상대적으로 더 높고, PPH 원형봉합기 수술은 수술 후 배변 곤란이나 이상 감각을 호소하는 빈도가 더 높은 편이다.

이선호 구원창문외과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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