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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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마스크 대란

입력 2020-01-30 12:05:01


‘업체가 상품 품절로 고객님의 주문을 취소하여 안내드립니다. 환불은 지금 처리 중이며, 환불 완료 시 문자로 알려드리겠습니다. 이용에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지난 28일 오전에 받은 휴대폰 문자다. 전날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KF80 마스크를 구입하고 결제까지 했음에도 구매가 취소됐다는 사실에 조금 당혹스러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확산에 대한 우려로 너도나도 마스크를 찾고 있으니 품절될 만도 하겠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웬걸, 다음 날 해당 사이트를 다시 들어가보니 같은 제품이 버젓이 진열돼 있었다. 가격만 바뀐 채로. 개당 700원이던 게 990원으로 올랐다. 무려 41%나 폭등한 것이다. 주문 취소는 가격 인상 꼼수였다.

이건 약과다. 마스크가 불티나게 팔리면서 최근 가격이 3∼5배 급등했다. 일부 온라인 오픈마켓에선 일반 마스크 가격을 최대 12배까지 올린 경우도 있다. 한국소비자원에는 마스크 주문 취소·가격 인상과 관련해 50건이 넘는 소비자 불만 사례가 접수됐다.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의 마스크 싹쓸이도 가격 급등에 한몫한다. 한 중국인 가족은 서울 명동의 약국에서 100만원어치의 마스크를 구매하기도 했다. 이러니 마스크 품절 사태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 마스크 품귀 현상은 우리나라와 중국은 물론 일본 홍콩 대만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심지어 미국에서조차 마스크 사재기가 벌어지고 있다고 하니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보건용 마스크의 원활한 공급 관리를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마스크 생산·공급 현황 모니터링에 나섰다. 식약처에서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는 KF80, KF94, KF99 등급 표시가 돼 있다. KF는 코리아필터의 약자이고, 숫자는 입자차단 성능을 뜻한다. KF80은 미세입자를 80% 이상 차단한다는 의미다. 숫자가 높을수록 차단 효과는 크지만 필터가 촘촘해 숨쉬기는 불편하다.

신종 코로나는 환자의 비말(침방울 등)을 통해 전파되므로 의료인이 아닌 일반인은 KF80 마스크를 착용해도 무방하다고 한다. 마스크로 입과 코를 모두 가리고 얼굴에 완전히 밀착시키면 된다. 바이러스는 입과 코뿐 아니라 눈의 점막을 통해서도 침투할 수 있으므로 오염된 손으로 눈을 만지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 그래서 그런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중국에서 입국한 승객 가운데 마스크는 물론 물안경과 고글 등으로 중무장을 한 이들도 있었으니 감염에 대한 공포가 빚어낸 풍경이라 하겠다.

박정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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