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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글속 세상] 오지마을의 ‘희망 공간’… 아이들에게 꿈 심어줘요

입력 2020-01-28 20:45:01
강원도 양양군 꾸매그린지역아동센터 작은 공부방을 다니는 아이들이 지난 17일 2층 다락방에서 얼굴을 내민 채 활짝 웃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1년부터 지역아동센터,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 사회복지시설 내부 공간을 독서와 공부방 등 다목적 공간으로 바꾸는 작은 공부방 사회공헌 리모델링 사업을 하고 있다. 저소득 취약지역의 자녀가 대상이다. 2020년 현재 전국 88호점을 개설했다. 사업비는 임직원의 기부금으로 적립한 기금에서 지원한다.
 
꾸매그린지역아동센터 리모델링 전(앞 사진)과 후의 모습이 비교된다.
 
‘비밀의 방’에 모인 아이들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우리만의 공간을 갖고 싶다는 꿈은 현실이 됐다. 건보공단은 작은 공부방을 설계할 때부터 아이들의 바람을 먼저 듣는다. 획일적인 시설에서 벗어나 아이들의 맞춤형 공간이 되는 이유다.
 
아이들이 건보공단에서 기증한 책을 읽고 있다. 건보공단은 2년 간격으로 도서를, 4년 간격으로 시설 보수와 리모델링을 지원한다.
 
건보공단 건이강이봉사단원들과 아이들이 지난 17일 꾸매그린아동지원센터에서 열린 건보공단 주최 ‘설명절맞이 사회공헌활동 집중봉사’에서 방과후 체험교실 프로그램인 보드게임을 하고 있다.
 
꾸매그린지역아동센터 앞에서 초등학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6학년이 되는 이기호(13)군은 “이렇게 좋은 곳에서 친구들과 함께 놀 수 있어 좋다”며 “멋지게 커서 꼭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다락방과 편안한 의자가 생겼어요. 피아노도 배웠어요. 이렇게 좋은 곳이 우리 마을에 있는 게 꿈만 같아요.”

강원도 양양군 서면 상평리에는 209가구가 산다. 학원이 있는 읍내에 가는 버스가 하루 세 차례만 운행되는 ‘깡촌’이다. 그런데 이 마을이 달라졌다. 낡고 허름한 아동지원센터가 ‘건강보험 작은 공부방 84호점’으로 다시 태어나면서부터다. ‘작은 공부방’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임직원의 자발적 기부로 만들어진다.

이곳에는 상평리 아이들의 바람이 모두 반영됐다. 겨울이면 실내에서도 패딩을 입어야 했던 건물을 리모델링해 온기를 더했다. 아무도 모르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아이들의 말에 2층에 ‘비밀의 방’을 만들었다. 고장난 시계는 예쁜 디지털시계로 변신했다. 편안한 의자가 놓이고 피아노 강습이 시작됐다. 일터에 간 부모에게는 안심하고 맡기는 보육시설로, 아이들에게는 더우나 추우나 마음껏 뛰어놀고 공부하는 곳으로 자리매김했다. 놀면서 배우는 체험학습 프로그램은 아이들을 더욱 신나게 한다. 하루하루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다. 자발적 참여로 이뤄진 건보공단 임직원의 사회공헌활동이 만든 작은 결과물이다.

건보공단은 매년 기부로 선행을 이어간다. 작은 공부방은 취약지역 및 저소득 소외계층가정 자녀를 대상으로 하는 리모델링 사업이다. 2005년 6월 발족한 ‘건이강이봉사단’은 15년 만에 단원 1만3769명, 누적 기부액 108억원에 달하는 규모로 커졌다. 의료취약지역 의료봉사 ‘사랑 실은 건강천사’, 홀몸어르신의 정서적 안정과 고독사 예방을 위한 ‘드림 콜’과 ‘집수리 봉사’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체계적으로 펼친다.

최옥용 경영지원실장은 “돌봄과 보육 공간을 계속 늘려 미래의 주역인 아동·청소년들이 건강하게 자라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사진·글=윤성호 기자 cyberco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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